배터리업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기술력 강화 과제 대두…기술 협약 및 인사 단행
삼성SDI·SK온, 기술자 위주 인사…LG에너지솔루션, GM과 각형 배터리 개발 MOU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전방산업 둔화 장기화와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업계가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각각 인사와 기술협약등으로 내년 사업의 방향성 일부를 비쳤다.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술력 강화를 기반으로 다가올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속해서 다양한 고객사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완성차업체 GM(제너럴모터스)과 함께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에 대해 "14년 동안 이어진 굳건한 파트너십의 또 다른 결실"이라며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 배터리 공급을 다양화하기 위해 폼팩터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각형 배터리 개발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3대 폼팩터(원통형·파우치형·각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배터리 시장은 전략이 세분화되고 고객사의 모델에 따른 폼팩터 장단점을 따지고 있어 다양한 제품 공급 대응이 필수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7월부터 완성차와 로보틱스 등 다양한 고객사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입지 구축 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SDI 기흥 본사 전경./사진=삼성SDI


삼성SDI는 기존 최윤호 사장에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수장을 교체하면서 기술력 강화를 도모한다. 최주선 사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핵심 분야를 거친 인물로 업계의 기술 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김동명 사장을 임명해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기술 발전을 통해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라는 경영 방침 아래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양산화를 추진한 박규성 부사장과 전자재료 개발 및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 남주영 부사장의 인선이 대표적이다.

SK온은 SK하이닉스의 DNA를 이식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SK하이닉스 사장 출신인 이석희 사장의 과제인 질적성장과 기술력 강화에 힘을 보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SK온은 피승호 SK실트론 제조 및 개발 본부장을 제조 총괄로 선임했다. 피승호 총괄은 하이닉스 미래연구원 R&D 실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끈 바 있다. 앞서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웨이퍼를 자체개발해 국산화를 이끈만큼 노하우를 SK온에서 발휘할 수 있을 거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SK온의 인사는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별 기능 효율화, 시장 요구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판매 R&D 기능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비춰진다.

이를 통해 SK온은 고객사를 늘리면서 숙원사업이었던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다음 과제인 기술 성장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편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한국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며 “행정 명령을 통해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IRA 정책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미국 외 국가의 기업들에게 지급되던 AMPC(첨단세액공제)의 지급이 유예되거나 축소되면 바이든 대통령 집권 시 IRA 정책 효과를 기대해 대규모 캐파 증설에 나섰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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