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장악하면서 그건 '철권통치'를 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가자전쟁에 이어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중동정세가 또 다시 급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8일 연합뉴스는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은 "다마스쿠스가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다마스쿠스를 장악하고 공공기관을 통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폭군'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떠났다고 선언하면서 "국민이 선택한 모든 지도부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군도 알아사드 대통령의 통치가 끝났고, 군 지휘부가 정부군 병사들에게 더는 복무할 필요가 없음을 통보했다고 dpa 통신이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결국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13년 만에 반군에 무릎을 꿇게 됐다.

HTS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다마스쿠스 시내 공공기관들은 공식적으로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전 총리의 감독 아래 놓일 것"이라고 전했다. HTS는 지난달 27일부터 진격을 거듭해 알레포, 하마, 홈스 등 주요 도시를 점령했으며, 결국 2018년 이후 처음으로 6년 만에 다마스쿠스까지 진입했다.

알잘리 총리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 연설에서 "이 나라는 이웃국, 세계와 좋은 관계를 맺는 정상적인 나라가 될 수 있다"며 "문제는 시리아 국민이 택한 모든 지도부에 달려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그 지도부)와 협력하고, 가능한 모든 편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모든 인계 절차에 대비할 준비가 됐다"고 부연했다.

외신들은 다마스쿠스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 알아사드 구호를 외치며 환호하고 있다고 함께 보도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시리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실무진이 시리아에서의 놀라운 일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현지 협력국들과 계속해서 접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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