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의 아들인 MBC 엄주원 아나운서가 윤석열 대통령 탄액소추안이 국민의힘 표결 불참으로 폐기된 것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엄주원 아나운서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며 “계엄을 막지 못해 국가 위기를 방조한 한 총리가 ‘수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현실. 탄핵 반대-직무 정지-조기 퇴진으로 매일 입장을 바꾸며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든 한 대표가 ‘질서’를 입에 올리는 현실. 이 모든 게 비현실적이다”고 밝혔다.

   
▲ 엄주원 아나운서. /사진=MBC


그는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말한 한 총리의 말은 맞다"면서도 “한 대표는 어젯밤 어떻게든 108명이 (당론대로 반대하더라도) 투표하도록 이끌었어야 했다. 혹시나 8명이 이탈할까 봐 아예 투표를 못 하게 한 것 같은데, 그 또한 비겁하다. 따라서 두 사람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은 질서 있는 퇴진으로 수습할 수 없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퇴진만이 답이다”면서 “하야하면 2개월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해서 더 어지러워진다. 탄핵하면 심판 기간 포함 5~6개월의 시간이 있어 그나마 낫다. 여권에서 말하는 임기 단축 개헌이나 조기 퇴진은 불가능하다. 전자는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고, 후자는 ‘조기’라는 의미가 애매하기 때문이다”고 탄핵에 동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 아나운서는 “MBC 뉴스특보를 보고 있으면 당장 탄핵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며 “박근혜 실정(탄핵 사태)에 눈감았던 MBC, 문재인 실정(조국 사태)에 눈감았던 MBC를 지적했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MBC가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할 수는 없다’라며 탄핵 반대 논조로 보도했다면 MBC는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엄 아나운서는 “어젯밤 표결에 대해서 익명 계정으로 제게 따지는 분들께 말씀드린다”며 “평생 업보로 받아들이고 살아왔기에 연좌제 운운하지 않겠다. 다만 개개인의 입장은 다른 것이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결정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저는 긴 휴가 중이라 탄핵 정국에서 뉴스를 진행할 일이 없으니 앵커가 아닌,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액소추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탄액소추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탄액안 가결을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번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의원 3명 등 195명만 참석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액소추안을 발의해 임시국회 둘째날인 12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14일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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