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8%·코스닥 5.19% 급락…계엄 이후 시총 144조원 '증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끝을 알 수 없는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통상 매년 12월은 증시가 상승하는 '산타 랠리' 기대감이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만 정치 불확실성까지 가세한 극도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하락세에 연일 타격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7.58포인트(-2.78%) 급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사진=김상문 기자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7.58포인트(-2.78%) 급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 하락세는 이미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 불발 시점에서부터 충분히 예상되던 사항이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만으로도 시장은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개장 시점에서부터 35.79포인트(-1.47%) 내린 2392.37로 개장한 이후 장중 한때 2360.18까지 내려 작년 11월 3일(2351.83)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은 5개, 상승종목은 도합 60개였던 반면 하락 종목은 870개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상한가 종목이 14개, 상승종목은 117개를 기록한 반면 하락종목은 1552개에 달했다. 그나마도 코스닥에서 상승한 종목은 정치 테마주들에 집중되는 양상이었다.

결과적으로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4.32포인트(-5.19%) 급락한 627.01에 거래를 끝냈다. 이로써 코스닥은 무려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요소들은 굵직한 것들만 추려도 꽤 많지만 그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8원 오른 1426.0원으로 개장해 결국 1437.0원으로 마감됐다. 전일 대비 무려 17.8원이 오른 것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이 1450원까지 열려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폐지 쪽으로 방향이 잡힌 듯 간주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이슈도 재차 불거졌다. 금투세 폐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정국이 몰아닥치면서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 상승한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유일했다. 그마저도 전일 대비 1.08%로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이밖에 삼성전자(-1.29%), LG에너지솔루션(-0.77%), 삼성바이오로직스(-0.94%), 현대차(-1.23%), 셀트리온(-2.78%), 기아(-2.95%), KB금융(-2.93%), NAVER(-1.47%) 등은 전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총순위 50위까지 시야를 넓혀도 오른 종목은 현대모비스(2.53%), KT&G(0.93%) 정도가 있을 뿐이다.

코스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했음은 물론 50위권 내에서 상승한 종목이 딱 2개밖에 없다(루닛·안랩). 

1위 알테오젠이 6.86% 급락한 것을 위시해 에코프로비엠(-0.46%), HLB(-0.41%), 에코프로(-0.99%), 리가켐바이오(-5.44%), 휴젤(-6.79%), 엔켐(-7.74%), 클래시스(-7.72%), 레인보우로보틱스(-7.30%), JYP Ent.(-7.32%) 등이 모두 내린 것은 물론 낙폭도 꽤 큰 편이었다.

결국 이날 장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2246조1769억원을 기록해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 이후 144조원 넘게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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