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힘을 낼 시간'이 보는 이들에게 힘과 응원을 불어넣는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영화 '힘을 낼 시간'은 전 재산 98만 원의 전직 아이돌 수민, 태희, 사랑이 26살에 처음 떠난 수학여행을 그린다.
'힘을 낼 시간'은 정해지지 않은 길 위에서 주인공들의 발길 닿는 대로를 따라가는 로드무비다. 남궁선 감독은 "세 친구의 여행지로 딱 좋을 만큼의 거리감과 현실감이 있는" 제주도 올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하기로 하고, 그곳에서 지내야만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장소들을 찾았다. 시나리오에 맞춰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닌 장소에 맞게 시나리오를 쓰는 식이었다.
수민과 태희가 바닷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서 있을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데 어떻게 일어나서 삶을 다시 잡아야 될지 고민하는 인물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기 위한 설정"으로 물이 차오르는 모래섬을 배경으로 잡았다.
장면 장면에 여행을 떠나와서 처음 자신을 돌아보고 있을 주인공들의 고립된 감정과 다양한 의미를 담아냈다. 남궁선 감독은 전 스태프를 영상 작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다룰 수 있는 소수 정예의 베테랑들로 구성했고 바람, 밀물과 썰물 등 제주의 아름답고도 변화무쌍한 자연을 고스란히 포착하며 작품에 생동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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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힘을 낼 시간' 비하인드 스틸컷 |
'힘을 낼 시간'은 불필요한 세팅과 동선을 최소화해 카메라와 배우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확보시켰다. "전직 아이돌인 주인공 세 사람은 모두 응원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이들을 압도하고 싶지 않았다"는 김선혁 촬영감독은 '인간적인 규모'에 부합하는 장비와 인원을 꾸렸고, 남궁선 감독도 "배우는 진짜 환경을 느끼며 연기할 수 있고, 카메라 역시 배우의 움직임과 공간 안에서 제약 없이 반응할 수 있도록 약속된 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신경썼다"고 밝혔다.
그렇게 많은 장면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탄생했다. 특히 세 사람이 난간에 기대어 있다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후반부 수학여행 신은 콘티도 없어 하서윤이 "정말 온전히 수학여행을 간 것처럼 즐거웠다"고 밝힌 바 있다. 촬영 중 먼저 최성은이 자연스럽게 난간을 뛰어넘었고 다른 배우들과 카메라, 감독, 스태프도 하나둘 난간을 넘어 그 한 테이크를 리허설 없이 한 번에 찍게 됐다.
이 수학여행 신은 '힘을 낼 시간'이 자유롭고 즉흥적인 모습이길 바랐던 김선혁 촬영감독의 소망이 가장 잘 구현된 시퀀스이자 배우들도 입을 모으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남궁선 감독이 연출에서 가장 주안점으로 삼았던 것은 시나리오 작업 전, 취재를 위해 만났던 K-POP 아이돌 당사자들이 특정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었다. "그 삶을 살아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구체적이고 극단적인 사건을 언급하기보다 인물의 감정과 얼굴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말이나 표정으로는 속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게 몸에 밴 인물들이다 보니 생각의 흐름은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담았다. 내레이션이 목소리 없는 주인공들에게 힘을 실은 목소리를 부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식이라는 판단이었다.
남궁선 감독은 실제 취재를 통해 느꼈던 '내면의 단단함'을 자본주의 사회 구조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수민, 태희, 사랑과 더불어 현실의 우리 역시 "우리 안의 힘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이처럼 '힘을 낼 시간'은 배우, 감독, 제작진까지 모두의 힘을 담아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작품으로 완성되며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힘을 낼 시간'은 오는 18일 개봉해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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