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로보택시 시장은 GM(제너럴모터스)의 철수로 구글 웨이모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트럼프를 등에 업은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이 나설 것으로 보여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GM은 그동안 투자를 주도해 온 크루즈의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GM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맞춰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작업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지난 2016년부터 로보택시 개발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GM은 올해 크루즈에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했으며 이번 사업전략 변경에 따라 투자액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GM은 2016년 크루즈를 인수했다.
GM은 한때 로보택시 시장에서 웨이모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앞장섰다. 하지만 최근 비용 부담과 수익성 문제를 이유로 GM은 로보택시 사업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지만 시장 상용화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GM의 철수로 로보택시 시장 구도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보택시 시장에서 구글 웨이모는 기술력과 상용화 측면에서 독보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서 영업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부터는 마이애미주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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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모에 공급될 아이오닉 5 차량 렌더링 이미지./사진=현대차 제공 |
로보택시 시장을 양분했던 GM의 철수로 웨이모는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과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로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로보택시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독일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와 합작한 모셔널(Motional)을 통해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사는 내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테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로보택시 시장에 본격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하고 "내년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완전자율주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출시하기 위해 시 당국과 초기 협의를 진행 중이다. 테슬라는 아직 공공 도로에서는 테스트를 시작하지 않았으며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제조공장 기가팩토리 부지 내에서만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법적 문제와 도시 교통 시스템 변화 등 다양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발 자율주행 규제 완화로 로보택시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로보택시 사업은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데 반해 상용화가 생각보다 더딘 만큼 더욱 전략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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