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체포 시 보수 결집 구심점 사라져…與강경 행동 지속 전망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정치권에서 10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이른바 ‘백골단’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에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김 의원이 부적절한 기자회견을 주관했다는 이유로 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에서도 김 의원이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 상승에 고무돼 문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관했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백색 헬멧을 쓴 시위 진압 전문 경찰부대를 뜻한다. 이들은 시위자들을 폭력으로 강제 진압했던 부대로서 공포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대와 30대 강성 보수지지자 30여 명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해당 조직을 모티브로 ‘반공청년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공수처 등 국가 수사기관과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김 의원은 논란이 발생하자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기자회견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공당이라면 독재 정권의 망령을 국회로 끌어들인 김 의원을 당장 중징계하라”면서 김 의원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지난 3일 오전 이른바 '백골단' 단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청년으로 이뤄진 이들은 반공청년단이란 이름으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출범을 선언했다. 2025.1.9/사진=연합뉴스


여당에서도 김 의원이 백골단 기자회견을 주관한 것에 쓴소리가 나왔다. 김웅 전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당이 망해가는데 진짜 죽어라 하는 것이다. 우리당이 전체주의적 망동에 사로잡혀 가는데 누구도 컨트롤을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김 의원이)백골단 명칭이나 실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의원이 ‘무리수’를 둔 것은 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 의원들이 ‘우클릭’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클릭에 관심을 쏟는 것은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경우 보수층 결집이 분산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을 향한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 등을 규탄하기 위해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체포된다면 이들이 결집할 구심점이 사라질 것이란 이유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관저 앞으로 집결해 공수처의 수사를 규탄하거나, 공수처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것을 ‘위법’이라고 비판하는 등 강성 보수층 맞춤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외에서는 당에서는 금기시되는 ‘부정선거론’까지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옹호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의원들과 당 소속 원외정치인들의 활동에 대해 ‘개별 활동’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만나 “윤 대통령이 체포된다면 현재 지지율이 물거품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쇄신과 상반되는 모습이지만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의원들이 우클릭에 나서려는 분위기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경우 현재 반등을 보였던 정부여당의 지지율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을 위해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려고 할 것이다”라면서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강경한 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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