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파행을 거듭하며 대혼돈에 빠졌다. 이번에는 선거운영위원이 모두 물러나 23일로 연기됐던 선거가 또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들이 10일 총사퇴했다. 선거운영위 측은 "법원의 결정(선거금지 가처분 인용)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 측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위원 전원이 사퇴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23일 예정됐던 투표를 취소하고 다시 절차를 밟아 선거를 진행하기로 했다.
벌써 두 번째 선거 연기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원래 지난 8일 실시되기로 되어 있었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3명이 후보 등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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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협회 선거관리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축구협회장 선거는 또 연기됐다. 3명의 후보(왼쪽부터 허정무, 정몽규, 신문선)가 각자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선거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더팩트,대한축구협회 |
하지만 허정무 후보가 선거관리의 불투명, 불공정을 지적하며 법원에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선거 하루 전인 7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선거는 연기됐다.
이후 축구협회 선거관리위는 연기된 선거를 23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런 결정에 허정무, 신문선 두 후보 측이 강력 반발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원인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도 없이 선거일을 정해서는 안되며 선거일 결정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 중징계 요청을 받은 정몽규 회장이 후보 자격을 잃기 전에 선거를 하려고 협회가 서두른다"고 주장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하자는 제안을 했다.
허 후보 측은 선거운영위가 정몽규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런 의혹 제기에 선거운영위는 전원 사퇴로 맞대응을 한 것이다.
그러나 허 후보 측은 선거운영위가 사퇴 배경으로 악의적인 비방 때문에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아직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며 "법원이 불공정한 선거 운영·관리를 문제 삼아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인데, 그렇다면 책임은 선거운영위원회에 있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신 후보 측도 선거운영위 사퇴는 졸속행정의 결과이고 사필귀정이라며 선거 파행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거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운영위원들의 총사퇴와 선거 재연기에 정몽규 후보는 "일부 후보의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로 파행을 거듭하던 선거가 급기야 두 번째 연기까지 됐다”며 “많은 축구인이 협회 기능이 멈출 걸 걱정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선거운영위 구성은 제가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이사회에서 독립적으로 결의한 사항이다. 운영에 관여할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방했다”면서 “중앙선관위에 선거 위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선거운영위를 서둘러서 재구성하고 선거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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