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하 기대감 급락…금융안전 만전 기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비중이 폭증하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권에 자산쏠림 리스크 및 건전성 악화를 유의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14일 본원 임원회의에서 은행 자체 재원 기금대출과 관련해 이 같이 당부하고 나섰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비중이 폭증하는 점을 지적하며, 은행권에 자산쏠림 리스크 및 건전성 악화를 유의하고 나섰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국내 은행의 자체 재원 정책자금대출(디딤돌·버팀목 대출)이 2022년 이후 180.8% 증가하는 등 가계대출 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자산쏠림 리스크 및 건전성 악화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권이 취급한 정책자금대출은 지난 2022년 말 24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69조 5000억원으로 약 180.8% 폭증했다. 통상 두 상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도시기금으로 취급되는데, 한도가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을 취급한 후 일정 한도 내에서 기금이 이자 일부를 이차보전해준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2~3개월 만에 기금 한도가 소진되면서 은행들이 자체 재원으로 정책대출을 취급해야만 했다. 사실상 공공성 차원에서 은행들이 역마진을 보고 영업한 것인데, 금융당국도 지나친 대출공급이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원장은 "최근 법원이 추진중인 미래등기시스템 도입과 관련하여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 관련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없도록 은행권 및 관련 기관과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 원장은 "최근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가 크게 증가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호에 미흡한 측면이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폐 목적 공개매수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 2건에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금감원이 2014년 이후 상폐 목적 공개매수 36건을 자체 분석한 결과, 공개매수가격이 주당순자산에 미달하거나(36%) 공개매수 이후 이전 대비 평균 24.5배에 이르는 거액배당을 실시(42%)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행회사가 해당 공개매수에 의견을 표명한 경우 등은 거의 전무했다.

한편 이 원장은 미국 등 대내외 시장불안 요인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이 원장은 "지난주 예상을 크게 상회한 미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가 급격히 약화되며 환율 및 시장금리 불안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번 주 이후에도 미 CPI(15일), 금통위(16일), 트럼프 취임(20일)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중요한 이벤트를 앞둔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금융안정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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