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에 주력
[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이노텍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전자부품(전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광학 모듈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를 개선시키고, 수익 다각화를 통한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LG이노텍이 CES 2025 부스. LG이노텍이 미래 모빌리티 영상 및 신규 비전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준비돼 있다./사진=LG이노텍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경상북도 구미 4공장에서 북미 빅테크 고객사 납품을 위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양산을 시작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이번 납품 준비로 FC-BGA 사업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은 고객사 확보라는 문제는 해결된 모습이다. 고객사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인텔, 퀄컴, 브로드컴과 같은 빅테크 기업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신규 진입 시 고객사 확보가 큰 관건으로 꼽히는데, LG이노텍의 경우 큰 산은 넘은 셈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생산 기술로 얻은 공장 자동화 노하우를 FC-BGA에도 적용했다. 4공장을 AI·자동화 공정을 갖춘 '드림팩토리'로 구축해 인력 절감은 물론 수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 FC-BGA를 이을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유리기판도 올해 말부터 시제품 양산에 나선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판 중 하나다. 내열성과 전력 효율이 높아 차세대 기판으로 불린다. LG이노텍은 유리기판에 멀티레이어 코어(MLC)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전장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LG이노텍은 차량 센싱∙통신∙조명 등 자율주행 핵심부품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CES 2025에서 500만 화소급 적·녹·청(RGB)-적외선(IR) 겸용 센서를 장착한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부가 차량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의 핵심 제품군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전략적 글로벌 생산지 운영과 공장 자동화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6월 증설되는 멕시코 현지 공장의 생산 능력이 대폭 증가하면 북미 고객사 수요에도 더욱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경우 애플향 매출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데, 최근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과 함께 판가 인하 압박이 지속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신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매출 구조 개선에 보다 힘쓰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