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낳은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하지만 기대됐던 만장일치 득표는 단 1표 때문에 불발됐는데, 그 1표를 던진 누군가에게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를 결정하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간) 202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3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이치로와 투수 C.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가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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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단 1표가 부족해 만장일치 득표는 불발됐다. /사진=MLB 공식 SNS |
이번에 처음 후보에 오르자마자 명예의 전당행 관문을 통과한 이치로는 19년간 MLB에서 남긴 업적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만장일치 득표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이치로는 MLB 통산 2653경기 출전해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친 1278개의 안타와 합하면 프로 통산 안타수는 4367개에 이른다. 데뷔 시즌부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휩쓸며 '이치로 신드롬'을 일으켰고 올스타 선정 10회, 골드글러브 수상 10회 등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다. 2004년에는 262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도 작성했고 7차례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냈다.
이런 이치로지만 만장일치 득표에는 실패했다. 총 394표 중 393표를 받아 득표율 99.75%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헌액된 선수는 레전드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2019년) 한 명뿐이다. 이치로가 두번째 만장일치 기록을 1표 때문에 아쉽게 놓친 것이다.
이에 이치로 팬들은 반대표를 던진 익명의 기자 1명에게 불만과 맹비난을 했다. BBWAA 소속인 명예의 전당 투표인단은 자신의 투표를 공개하기도 하고 비공개하기도 하는데 이치로에 반대표를 던진 기자는 비공개여서 누구인지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미디어 관계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SNS에 "앞으로 나와라, 멍청이"라고 이치로 반대표를 던진 기자를 저격했고, ESPN의 버스터 올니는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의 결정 근거가 명확한지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비꼬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수잔 슬루서는 "화가 난다"고 했으며, 폭스스포츠의 벤 벌랜더는 "누가 왜 이치로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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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 가입 확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시애틀 매리너스 SNS |
비난과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정작 이치로는 의연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공개된 후 14년간 몸담았던 전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의 환영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치로 “1표가 부족한 게 오히려 다행"이라며 "나름대로 완벽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게 인생이다. (만장일치 득표를 못해) 불완전하니까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불완전한 것이 좋다"고 얘기했다.
야구를 하면서 늘 완벽을 추구해온 이치로다운 반응이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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