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이전' 유입속도 은행보다 빨리…"ETF서 경쟁 우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제도 개편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한 모습이다.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실시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단 은행에서 퇴직연금을 끌어오는 것뿐 아니라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활발한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작년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제도 개편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한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현물이전 서비스 경쟁에서 증권사들이 초기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다수가 퇴직연금 적립금 순증세를 꽤 가파른 속도로 달성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운용 중인 금융사의 퇴직연금 계좌를 타 금융사로 옮길 때 기존 상품 보유상태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금융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인 금융사만 바꿀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상품을 보유한 증권사 14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3조92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96조5328억원) 대비 7.66%(7조3929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특히 작년 10월 말부터 흐름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자금유입 속도는 은행권보다 빠르다. 국내 은행 12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11조2811억에서 225조7684억원으로 늘어났으나 증가율은 6.86%로 증권사의 증가율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14곳의 증권사 가운데 중 3분기 대비 적립금이 감소한 곳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까지 업계에서 유일하게 30조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쌓으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액은 3분기 27조3755억원에서 4분기 29조1946억원으로 불었다.

증권사들의 주무기는 ETF다. 증권사 계좌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할 경우 은행보다 자유로운 ETF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미국주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보다 발빠른 투자대응을 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형국이다.

은행 퇴직연금에서도 ETF를 할 수는 있지만 증권사 대비 종목 숫자가 상당히 제한된다.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된 ETF만을 제공하기 때문인데, 은행별로 약 70여개에서 170여개 수준으로 격차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사 대비 실시간 ETF 거래가 힘들다는 점도 상대적인 단점으로 손꼽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권별 경쟁뿐 아니라 증권사끼리의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지는 양상”이라면서 “은행들도 향후 추가적인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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