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로 인해 올해도 전기차 캐즘 장기화 조짐…지난 4분기 실적 악화 기록
반등 시점 선제적 대응위해 투자 효율화해 지속…기술력 강화에 방점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전방산업인 전기차의 캐즘으로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R&D(연구개발)을 비롯해 현지투자를 이어가면서 향후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 인터배터리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돼 있는 셀투팩 공법 목업./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2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불안정한 대외환경이 예상되는 올해에도 포트폴리오 강화 및 현지투자를 조절하면서 반등 시점에 대비한다.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을 통해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는 등 지금까지의 친환경 기조와는 다른 방향성을 시사했다. 최대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해 연말 재고 조정에 따라 실적이 배터리 업계 실적이 악화됐는데, 이번 정책 변화로 장기화될 조짐이 커진 것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25조6196억 원, 영업이익 57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감소한 수치다.

실적 감소는 북미 전략 고객사향 물량 감소로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면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고 연말 불용 재고 처리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돼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또한 메탈 가격이 하락하면서 판가에 영향을 미쳐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영업손실 2255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의 AMPC 세액공제가 반영됐는데 이를 제외한 적자는 6028억 원이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6조5922억 원, 영업이익 363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업양도 결정에 따라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리한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8857억 원, 4464억 원이다.

지난 4분기 매출은 3조 7545억 원, 영업손실은 2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로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56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전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683억 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배터리 업계에서는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 IRA에 따른 AMPC가 미국 현지 배터리 판매량을 26% 증가시켰던 만큼 올해는 더욱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하지만 큰 흐름에서 산업이 전기차가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한 만큼 업계는 꾸준히 R&D 투자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대신 투자 규모를 조절하면서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증설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거점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CAPAX(자본적지출)을 전년 대비 20~30% 가량 축소해 집행한다고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스텔란티스 및 혼다 JV(조인트벤처, 합작법인) 등과 같은 신규 가동을 시작하는 생산 거점은 차질없이 고객 니즈에 맞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캐파(CAPA) 증설 속도와 그 규모는 보수적 수혜책을 통해 유연하게 조절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올해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올해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이라는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기술력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상반기에 실적 회복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R&D측면에서도 지난해 캐즘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3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를 집행했다. 이같은 투자 성격은 올해에도 기술력 강화라는 방침 하에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건식 공정 등 차세대 제품 및 기술 투자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외 연구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 투자를 어려운 업황에서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반등시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빠르면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이 개선될 여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CFO는 지난 컨퍼런스 콜을 통해 "2026년 이후에는 수요회복이 좀 더 빠르게 진행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펀더멘탈하게 제품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구축에 최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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