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인 10조3000억 원을 사용하는 등 투자를 통한 '뉴 삼성'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DS) 부문에서 고용량·고사양 제품 포트폴리오에 집중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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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 사옥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4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85%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둔화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조7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82% 증가한 75조788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R&D 비용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R&D 비용은 35조 원으로, 시설투자도 53조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지난해 한 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조72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8.34% 증가했다. 매출은 300조87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20% 늘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연간 매출은 111조1000억 원으로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섰다. 이 중 메모리는 84조5000억 원의 매출로 DS 부문 내 76%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세부 실적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4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30조1000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조 원 줄어든 2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PC와 스마트폰 등 IT 제품의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범용(레거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모바일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동률 하락과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0조5000억 원, 영업이익 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은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생활가전(DA) 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14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2000억 원을 기록했다.
VD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연말 성수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매출이 전 분기보다 13% 증가한 8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수요 정체 및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으나,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해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1000억 원과 영업이익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사업의 경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대형 사업은 연말 성수기 TV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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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쇼디치(Shoreditch)의 '갤럭시 언팩 2025' 대형 홀로그램 광고./사진=삼성전자 제공 |
◆ 시설투자 역대 최대...반도체, 고사양 포트폴리오 주력
삼성전자의 4분기 시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5조4000억 원 증가한 17조8000억 원으로 사업별로는 DS부문 16조 원, 디스플레이 1조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DS부문 46조3000억 원, 디스플레이 4조8000억 원이 투자됐다.
지난해 4분기 R&D 비용 집행 규모는 10조3000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들어 역대 분기 최대였던 3분기의 8조8700억 원의 연구개발 투자 기록을 넘어섰다. 연간 R&D 투자비용은 35조 원을 기록해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DS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고용량·고사양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업계에선 현재 품질테스트를 진행 중인 HBM3E의 공급 확대 등이 향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날 블룸버그통신에서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지난해 12월 엔비디아로부터 공급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를 내면서, 기대가 더욱 커졌다. 다만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 마다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다"며 "지금 이슈 또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도약을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짧은 시간 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믿고 지지해주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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