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문제·심의 절차상 오류 직면에 재판관 임명 답 못내
법조계 일각 “실책 스스로 인정한 꼴…무용론 비판도 있어”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헌법재판소가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에 대한 위헌 판결을 연기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재판 절차에 대한 공정성 문제와 논리적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헌재는 이날 예정됐던 마은혁 재판관 임명 보류에 대한 위헌 판결을 연기하고, 오는 10일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었으나,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이를 연기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판결을 연기한 것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와, 심의를 졸속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발생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2일 마 재판관 임명 보류에 대한 권한쟁의 사건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당시 최 권한대행 측은 여야의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당 원내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헌재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또 최 대행 측은 권한쟁의 심판이 국회에서 의결되지 않았음에도, 국회 명의로 신청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절차상 하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 날짜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 헌법재판소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연기한 3일 오후 아직 선고 안내가 수정되지 않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스크린 안내문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 권한대행 측은 헌재가 심의를 ‘졸속’으로 해선 안 된다며 변론 재개를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그러나 헌재는 판결을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최 대행 측에 ‘여야 재판관 후보자 추천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를 당일 제출할 것을 요청하며 태도의 변화를 보였다. 이는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문제와 헌재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절차에 대한 문제가 거론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최 대행 측은 긴박한 요청에 응답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변론 재개를 요구하면서 헌재 심의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드러내 선고가 지연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권한쟁의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헌재가 선고를 연기한 이유가 절차적 문제와 논리적 모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 변호사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헌재가 재판 연기를 결정한 것에 대해 “재판 절차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고, 직접적인 영향으로는 절차적 문제가 유력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헌재가 소송 능력과 관련된 규정을 빠트리고 졸속으로 처리하다 과속 스캔들을 벌린 것 아닌가 그렇게 평가한다. 헌재가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한 것은 그 흠결을 추후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헌재가(스스로) 실책과 헛발질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헌재 무용론'이 나오는 배경이 될 수 있고 그런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황재훈 선진변호사협회 변호사도 “헌재가 최 대행의 권한 불행사에 위헌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권한 존부부터 따져봐야 한다. 한덕수 총리 탄핵을 먼저 판단해야, 최 권한대행의 권한이 유효한지 확인 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황 변호사는 “최 대행에게 임명권이 존재하기 위해선 권한의 존재 여부가 선결돼야 한다. 현재 최 대행에게 임명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도 판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9인 체제를 (서둘러)요구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라며 “말이 마차를 끄는 상황이 아닌 마차가 말을 끄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내부적으로도 이를 판단하기 부담되니 선고를 연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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