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 업체 폐업 641건…2021년부터 계속 증가
신규 개업 421건으로 지속 감소…주택경기 불황 여파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경기 한파 속에 건설업체 폐업이 늘고 개업은 줄어드는 현상이 최근 4년 간 지속되고 있다. 

높아진 공사비로 인해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건설업계 불황이 심화된 것이다. 해마다 반복된 4월 위기설도 올해는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서울의 한 건설 현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한국건설업연구원에 따르면 종합 건설 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는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 △2024년 641건으로 4개년 간 계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종합 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불과 1개월 만에 58곳의 종합 건설 업체가 폐업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공사 업체까지 합치면 그 수는 총 325건에 달한다.

반면 새로 개업하는 건설업체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주택 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는 △2021년 2191개 △2022년 1086개 △2023년 429개 △2024년 421개로 4개년 간 계속 줄어들었다.

지난해 등록 업체 개수는 지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기록한 363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 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은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 주택 사업 수주에 신중을 기해 왔다. 문제는 올해 들어 대외 환경이 더욱 악화되면서 업황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고환율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금리 인하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에너지 가격 안정화도 요원한 상황이다.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4월 위기설도 이 같은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무가 악화된 중견·소형 건설사들의 부실 사업장 PF(Project Financing) 리스크가 4월 들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보수적 재무 운용으로 재무 리스크를 줄인 상황이고, 중견 건설사들도 주택 사업 수주를 최소화하는 대신 관급공사를 늘려 위기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만큼 특정 업체의 도산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으로 신규 주택사업 수주를 최소화하게 됐고 지방의 경우 미분양 적체가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라면서도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들 상당수도 재무안정성을 강화한 만큼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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