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이 국내 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게다가 올해 역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저점을 찍고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8948억 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7626억 원, 2023년 3477억 원보다 적자폭도 확대됐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사업에서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산업에서 지난해 13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LG화학 역시 2023년 1430억 원 영업손실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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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케미칼 부문에서 121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607억 원의 흑자를 올렸으나 적자전환했다.
석유화학 빅4 중에서는 유일하게 금호석유화학이 흑자를 보였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2727억 원으로 선방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24% 감소한 수치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지난해 전체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올린 것은 중국의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유가로 인해 원가 상승까지 나타나면서 수익 확보가 어려웠다.
그나마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 스페셜티로 꼽히는 합성고무가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를 올릴 수 있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석유화학업체들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판매도 줄고 수익성도 악화됐다”며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통해 부진을 일부 만회했지만 범용재는 여전히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 업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내부에서는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올해부터 서서히 업황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다. 먼저 중국 내에서는 공급 과잉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가동이 지연된 물량까지 합쳐지면 올해 중국에서만 9000만 톤의 에틸렌이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관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수요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에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살아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올해도 중국과의 공급 과잉에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범용재 대신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범용재 사업 구조개편을 지속하고 신규 고부가 파이프라인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범용재 사업 비중 축소를 위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선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실적이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올해는 투자를 줄이고 재무전건성을 확보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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