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줄줄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시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해외 주식 거래대금 수수료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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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지난해 줄줄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2% 늘어난 1조15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이후 3년만에 1조 클럽에 재입성한 셈이다. 특히 미국법인은 세전이익 94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5% 증가한 1조982억원을 기록했다. 또 별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1조247억원)이 1조원을 처음으로 넘기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연간 영업이익 1조2089억원으로 처음 1조 클럽에 입성한 이후 3년만의 복귀다. 4분기 해외주식 약정이 전분기 대비 32.6% 증가하며 수수료 수익이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을 상회했다는 게 키움증권측의 설명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7% 늘어난 1조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에 이어 또 한번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최근 메리츠증권의 수수료 완전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슈퍼(Super)365 계좌 예탁자산은 4조4540억원으로 이 가운데 달러화를 포함한 해외자산이 2조3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증권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7% 늘어난 1조2058억원으로 2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매출과 기업금융(IB), 상품운용손익 증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
오는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한투증권은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으로 이미 1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한투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연결 기준 1조417억원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조원 이상 달성했다.
증권사 ‘1조 클럽’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증시가 호황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역대 처음으로 달성한 이후 2021년 5곳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2022년에는 1곳으로 다시 줄었고 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여파로 한 곳도 나오지 못했다.
지난해 1조 클럽의 배경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급증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수수료가 증가하며 이익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2602억5153만달러(약 376조7661억원)이며, 매도 금액은 2497억 653만 달러(361조5001억원)에 달한다. 통상 해외주식 수수료율이 국내 주식 대비 약 4배 높은 것을 고려하면 수익에 기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3분기 대비 12.2% 줄었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258조원으로 34.9% 늘면서 매 분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면서 “4분기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을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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