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창업주 경영 일선 복귀 선언
카카오,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사업 개편 '가속'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딥시크 사태 이후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AI(인공지능) 사업 방향성이 갈렸다. 네이버는 자체 AI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반면 카카오는 파트너십 확대로 사업 강화를 꾀한다. 

   
▲ 네이버 카카오 CI./사진=각 사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 사태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양각색'의 AI 사업 전략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자생'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는 '자생' 전략을 택했다. 이미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로 AI 역량을 입증했으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AI를 전 사업 부문에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비용 효율화까지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AI의 활용으로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커머스 부문 성장이 기대된다. 상반기 초 개인화 AI 스토어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애플리케이션 출시도 예고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AI를 통해 개인별 취향과 관심사를 추천해주는 등의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다. 지난해 4분기 네이커 커머스 사업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4%나 성장한 7751억 원을 기록했다.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 성장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딥시크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선두 업체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진행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딥시크 사태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에도 후발 주자가 선도 업체를 추격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줬단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라며 "자사도 선두 업체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기술 강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비용 효율화 방안도 지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들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는 '상생'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 카카오는 최근 오픈AI와 협업 한다고 밝히며 이목을 끌었다. 양사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카나나'에도 오픈AI 기술이 도입된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카카오는 오픈AI의 최신 API를 도입해 기술 고도화를 이끌어내고, 유저들에게 최고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학계도 네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좋은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 네이버, 이해진 복귀로 AI 사업 탄력...카카오 오너리스크 해소는 언제?

올해부터 IT 기업들의 AI BM(비즈니스 모델)이 대두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는 네카오 경영진들의 동향에 집중한다.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주가 복귀로 AI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네이버는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최수연 대표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 GIO의 복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최수연 대표와의 시너지 창출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의 법적 리스크로 인해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역량을 결집하고, 위기를 타파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문어발 확장을 멈추고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들을 정리했다. 최근 2년 간 정리를 한 계열사는 31개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정 대표의 취임 이후 진행됐다. 정 대표가 AI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사업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힌 만큼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학계는 올해가 AI 사업 확장을 위한 중요한 시기인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리더십을 선보여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김대종 교수는 "인공지능이 가장 중요한 기업 비즈니스 도구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도 경영진들의 리더십을 보여줘야지 치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딥시크는 오픈소스 LLM(대형언어모델) R1의 개발사로 600만 달러(86억 원) 미만의 금액으로 수준 높은 모델을 제작하는데 성공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R1은 일정 부분에서 오픈AI보다 높은 성능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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