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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펜 이승규 기자 |
[미디어펜=이승규 기자]딥시크 사태 이후 AI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AI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행보로 기술격차 벌리기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오픈소스를 대거 공개하고, 동맹 확대를 꾀하며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이런 업황 속에서 국내 IT 업계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직접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빅테크와 협업도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투 트랙'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카카오가 대표적인 예다. 카카오는 지난해 주가 조작사태로 오너가 구속되는 등 굵직한 사건에 시달리며, AI 트렌드에서 뒤처지게 됐다. 하지만 AI 선두주자로 꼽히는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카나나'를 통해 시너지 입증에 나선다.
업계는 한국이 △반도체 △통신 △플랫폼 등 AI 산업에 필요한 역량을 다수 보유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방향성만 잘 잡는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도 AI 사업 진흥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인재 육성 △GPU 매입 △범용 AI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을 AI G3(글로벌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중장기에 머무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모델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등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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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 사진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카카오 제공 |
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소 교수는 "속도감 있는 투자를 통해 당장 필요한 조치들을 해야하지만 대부분 중장기적인 관점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급변하는 AI 트렌드에서 급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불안요소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데이터 규제 완화, GPU 확보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는 상황 속에서 빠른 불안요소 해소는 필수적이다.
최 교수는 "다양한 플랫폼을 가진 한국은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어 규제를 완화하고 인프라를 갖출 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합리적인 선에서 규제를 풀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딥시크가 업계에 선사한 충격은 머니게임에서 밀리던 한국에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AI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대부분 갖춘 만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 분야 중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면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놓치게 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G3 등극은 허황된 꿈이 아닐 것이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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