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에 바이오업계도 상황 예의주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응 시나리오 검토…현지 공장 설립 고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여러 산업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사업에 대한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변수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1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발되고 있는 관세정책 여파로 인해 바이오업계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CDMO(위탁개발생산)의 비중에서의 매출이 대부분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중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부분의 의약품은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어 관세 부담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범위를 넒히고 있어 잠재적 영향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CDMO서비스는 주로 항체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정책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다. 다만 10%의 보편관세 적용될 경우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사안은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예정이지만 기업들이 수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미국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네트워킹 강화 생산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불확실성이 잔재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 혹은 신규 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별 시나리오를 구비해 놓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매출 상위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고객사들의 계약 물량 중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정책 변동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관세 부과가 실현될 경우 비용 증가가 미국 시장에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관세로 인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지 않더라도 고객사들의 주문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리스크 대응을 위해 움직임에 나선 업체도 있다. CDMO사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경쟁자인 일본의 후지필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 4조4000억 원의 투자를 통해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8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후지필름의 공장 계획이 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관세에서 자유로운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전략면에서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리스크 상쇄 전략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경쟁에서도 우위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정책이 바이오에 적용될 경우 거론되는 우려사항은 △계약 물량 변동 △가격 재협상 △장기 계약 불확실성 등이다.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생산 업체를 쉽게 바꿀 수는 없지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략 구축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변화에 따라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미국 제약업계에서도 의약품 관세 면제를 요청하고 있어 당장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생산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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