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사들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자사 주택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하거나 기능적·심미적 우수성을 강조하는 대신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이를 자연스럽게 브랜드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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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 롯데건설 '엄마의 시간', KCC건설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 썸네일 이미지./사진=각 사 |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월 롯데캐슬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케롯캐’를 통해 공개한 ‘엄마의 시간’이 3주 만에 조회수 300만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엄마의 시간은 실제 롯데캐슬 입주민이 참여한 리얼리티 이벤트를 통해 제작됐다. 황혼기 조부모가 손주를 맡아 기르는 ‘황혼육아’의 현실을 조명했다. 맞벌이 자녀가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돌아보게 했다.
롯데건설 주택 브랜드 롯데캐슬은 그간 유튜브 채널 오케롯캐를 통해 단순한 ‘주거 공간’에 대한 홍보를 넘어 고객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추구해 왔다. 이번 엄마의 시간 또한 롯데캐슬 브랜드 철학인 ‘Build Home, Beyond House’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이 발현되는 집이라는 공간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 같다”며 “특히 사회문제로도 대두되고 있는 워킹맘과 황혼육아라는 부분이 전 세대의 공감을 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콘텐츠는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와 브랜드에 대한 신뢰 강화에 방점을 뒀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아파트가 기능적 특성이나 가격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가족이라는 가치를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특히 ‘물리적 공간을 넘어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한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정적 공감은 결국 브랜드 충성도를 증대시켜 장기적으로 브랜드 성장과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실제 이번 콘텐츠들의 댓글 반응을 살펴보면 차갑고 딱딱한 공간이 아닌 가족의 사랑과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로써 롯데캐슬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해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 대신 이처럼 주거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KCC건설 주택 브랜드 스위첸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위첸은 지난 2020년 결혼 4년 차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문명의 충돌’ 캠페인을 시작으로 아파트 내 유일하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를 소재로 한 ‘내일을 키워가는 집’, 아파트 경비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담은 ‘집을 지키는 집’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문명의 충돌 후속작으로 새로운 문명인 아이의 출현으로 빚어지는 충돌과 화합의 이야기를 담은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을 공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문명의 충돌 시리즈와 내일을 키워가는 집, 집을 지키는 집 등 캠페인은 모두 유튜브에서 조회수 300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다.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은 국내 대표 4대 광고제를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이 같은 마케팅을 시도한 건 업계에서는 KCC건설이 사실상 최초다. KCC건설 관계자는 “처음부터 세일즈를 위한 광고가 아닌 기업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이미지 상승 등을 목표로 이러한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저희 기업이 추구하는 ‘집’이라는 가치에 대한 광고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여러 요인이 결과론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콘텐츠들의 흥행은 결국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로 이어졌다. KCC건설 관계자는 “스위첸 유튜브 채널의 경우 ‘광고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며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그동안 꾸준히 캠페인을 통해 겹겹이 쌓아 올린 이미지가 파급력을 일으키면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비자들의 공감과 감성을 건드리는 이 같은 마케팅은 앞으로 업계에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 한 편의 길이는 짧지만, 이 같은 의미 전달이 누적되면 소비자들의 인상에 더욱 깊게 남게 된다”며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스며들 수 있는 광고 형태인 만큼 향후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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