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현대제철 노조의 시위가 시민을 볼모로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금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달 12일부터는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까지 가세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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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달부터 한남동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제공 |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지연되자 사측과 관계가 없는 한남동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노조원들의 한남동 주택가 시위는 벌써 두 달째 접어들었는데 주말과 공휴일만 제외하고 매일 진행돼 일대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어린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도 ‘악질’, ‘분쇄’ 등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 및 현수막과 함께 확성기까지 동원해 통행 불편은 물론 불쾌감과 혐오감마저 주고 있다.
이미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과 22일 양일간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도 당진 냉연공장 및 인천공장 일부 라인에서 부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이달 11일에도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했다.
사업장에서 파업 등을 통해 쟁의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시키는 주택가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도를 넘은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시위는 회사 측은 물론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근 주민들도 “왜 여기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내에서는 노조의 이 같은 행태가 사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시민의 불편이나 일상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노조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현대제철 노조 및 협력업체 노조는 이 같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주택가 시위를 앞으로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형태로 근무를 축소해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운영 효율이 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철강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꾸준한 판매를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철근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인천 및 포항 공장의 철근 설비는 올해 1월 가동일이 1~2주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현대제철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최근 진행된 노사협상에서 기본급 450% 인상에 1000만 원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수용을 거부한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금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 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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