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행사 참석
반도체보조금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 “4월까지는 기다려봐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인센티브가 있으면 미국에 추가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미 투자 계획이 있는지 묻자 “검토는 계속할 것”이라며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TPD2025’ 둘째날 행사에서 AI 관련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 제공


이어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며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해야 대한민국도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비싼 인건비 등으로 인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그런 단계까지는 전혀 이야기한 게 없다. 상황이 산업 분야마다 다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이 좀 불리한 것도 있지만, 미국이 유리한 것도 있다”며 “솔직히 AI(인공지능)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지금 훨씬 좋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도 유리하고 좋은 곳에 투자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분이 ‘그거는 계속 집행이 잘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는 그런 정책을 갖고 있다. 약속을 해서 미국이 좋은 건데 그걸 왜 안 하느냐’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다시 리뷰를 할 것으로 보고, 그것(리뷰 결과)이 나와야 한다”며 “새 행정부는 이제 인선해서 들어오고 있는 것이고, 최소한 4월쯤 뭔가 발표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꾸려 지난 19~20일 백악관, 재무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 주지사 등을 만났다. 사절단은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 등을 강조하며 양국의 지속적인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를 묻자 “가능하면 그들(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게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같이 해서 서로 좋은 얘기가 있어야 되는 것을 준비해왔고, (미국 측이) 6개 분야(조선, 에너지, 원자력,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를 다 상당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한편, 최 회장은 ‘TPD 2025’에 참석해 개회사와 함께 특별연설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미·일 산업 연대를 제안하며 제조 AI, 에너지, 조선·해운, 원자력 등에서 힘을 모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회장은 “현재 AI 활용이 금융과 서비스 영역에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 리더십 경쟁은 제조 AI 분야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분야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제조업의 최첨단 생산설비와 미국의 소프트웨어, 일본의 소재·장비 기술 등 강점을 결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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