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공사원가 상승 및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쓰러지는 모양새다. 중견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두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
 |
|
▲ '시공능력평가 71위' 삼부토건이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지난 24일 이사회 결정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삼부토건은 재산보전처분 신청 및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을 접수했고 전날인 25일 재산보전처분명령 및 포괄적금지명령 결정을 받았다.
삼부토건은 “서울회생법원에서 당사가 제출한 회생절차개시신청서 및 첨부 서류 등 심사를 통한 회생절차개시 여부 결정이 있을 예정”이라며 “법원의 결정에 따른 변동사항 발생과 이에 따른 진행사항을 향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면허 1호’로 알려진 삼부토건은 1955년 설립됐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71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다. 주택 브랜드로는 ‘르네상스’를 보유하고 있다.
삼부토건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건 지난 2017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약 8년여 만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2015년 8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뒤 26개월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바 있다.
삼부토건의 실적과 재무도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삼부토건은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또한 3분기 기준 영업손실 6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확대됐다. 매출액은 26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4611억 원보다 41.7% 감소했다. 특히 부채비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838.5%로 재무도가 심각하게 악화했다.
지난달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삼부토건 또한 회생절차에 나서면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중견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 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해 결국 지난달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과거 2019년 졸업했던 워크아웃 대신 청산 가능성이 있는 법정관리를 선택한 이유는 채권단과 협의가 어려울 정도로 재정상태가 급박했기 때문이다.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설사들 또한 재무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있다.
경남지역 2위 건설사로 꼽히는 ‘시공능력평가 103위’ 대저건설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전북지역 건설사 제일건설 또한 지난해 12월 부도 처리에 이어 지난 19일부터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견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줄도산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건설사들의 도산은 수많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비롯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묶인 금융업계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어 주시가 필요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주요 건설업체 2024년 잠정실적 점검 결과’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이후 건설 수주가 감소하고 분양 경기에 따른 선별적 착공 전환 등을 감안 시 착공 물량 감소로 인한 선수금 유입 축소, 초기 분양성과 저하에 따른 공사대금 회수 리스크 확대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연대보증, 채무인수 등에서 비롯되는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2022년 말~2023년 초 대비 다소 완화됐으나 책임준공 이행 부담과 여전히 과중한 수준의 PF 우발채무는 재무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