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엔비디아 대중국 AI칩 수출 제한 등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3월의 첫 거래일 8.7% 가까이 급락했다. 엔비디아의 급격한 하락세에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급락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3월의 첫 거래일 8.7% 가까이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69% 급락한 114.06달러(16만6755원)에 거래를 끝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18일(113.36달러) 이후 5개월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가는 소폭 하락 출발한 이후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1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27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17% 급락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큰 폭의 하락세다. 

이날 급락세로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은 2조7830억달러까지 빠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다시 시총 2위자리를 내줬다.

주가가 급락한 첫 번째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엔비디아의 칩은 대부분 대만 TSMC에서 생산되지만 칩과 관련한 시스템 및 완제품 컴퓨터 일부는 멕시코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가 별도의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 양과 종류가 더욱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대중국 AI 칩 수출 허가와 관련해 새로운 제한에 직면한다면, 하반기 매출에 40억∼60억 달러의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 밖에 싱가포르 당국의 조사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당국은 말레이시아로 배송된 델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서버에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침이 포함됐는지, 해당 서버가 말레이시아 외 다른 지역으로 배송됐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 등의 수출을 금지한다면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의 가속기 반도체 생산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약세가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엔비디아의 주가 급락 영향으로 국내 반도체주들도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10시 38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대비 0.37% 내린 5만4300원에, SK하이닉스는 3.15% 빠진 18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 연구원은 “경기 선행지표들의 추세 상승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18~24만원 구간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시간을 가지고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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