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연이은 항공기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항공업계가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비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첨단 안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항공기 정비 및 운영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4월 '항공안전 혁신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항공기 가동률, 정비 기준 준수 여부, 신규 항공기 도입 전 검증 강화, 정비 인력 기준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잇따른 사고와 운항 차질이 발생하면서 항공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항공사에서 엔진 결함, 기체 결함, 비정상 착륙 등의 사고가 잇따랐으며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항공사는 정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정비 주기가 길어지거나, 예비 부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기 운영 전반에 걸쳐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항공기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항공사들의 정비 인력과 설비 운영 실태를 파악, 정비 인력 확보가 미흡한 항공사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관리·감독을 시행하고, 항공기 유지보수 관련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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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하는 모습./사진=대한항공 제 |
정부가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예고한 가운데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정비 인력을 확충하고 안전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해 항공 여행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정비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항공사는 향후 운영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들은 정비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한편 최신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후 MRO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양사 통합 이후에는 항공기 대수만 230대에 달하는데 이를 고려해 과거보다 효율적인 정비를 할 수 있는 기법도 국내 항공사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또 통합 이후 항공기 대수가 대폭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 정비 기법도 개발하고 있다.
엔진 정비를 포함한 MRO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인천국제공항 근처 운북지구에 신(新) 엔진 정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면적 약 14만 200제곱미터(㎡)로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다. 기존 시설·인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 대한항공의 높은 운항 품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빠르게 증가하는 항공기 운항 편수와 기재 확충에 맞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정비 역량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LCC들은 해외 정비 의존도가 70% 이상으로 자체 정비 능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인력 채용 확대와 함께 정비 시스템 효율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LCC들은 올해 정비인력 34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을 추가 채용해 연말 기준 약 560명 규모의 정비인력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정비사(신입인턴) △정비사 부품수리(경력) △정비 전문강사(경력) △운항관리사(신입)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사 신입인턴은 항공기 운항 정비 업무를 수행하며, 정비사 부품수리 부문 경력 모집은 항공기 기체 수리 업무를 담당한다. 항공기 기체수리 경력 10년 이상 및 Wheel&Tire 수리 경력 보유자가 응시할 수있다.
정비 전문강사 경력의 경우 항공기 정비 교육 업무를 맡으며 B777·B737 또는 A330 확인 정비 경력 보유자 및 전문강사 5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채용 중이다. 운항관리사 신입은 운항통제 및 비행감시, 비행계획, 기상 및 운항 정보 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항공업계는 기단 현대화에도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B787-9·10 11대, A350-900 1대 등 총 21대를 추가 도입하고 12대를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2034년까지 A350 계열 항공기 33대, A321neo 50대 등 첨단 친환경 항공기를 총 203대로 늘릴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1월 B737-8 항공기 1대를 신규 도입했고, 오는 2030년까지 기단 현대화를 진행해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 말까지 B737-8 기종을 20대로 늘려 기존 B737-800NG 기종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7대, 오는 2026년 5대를 도입해 기단 확대를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안전 문제는 단순히 한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업계의 적극적인 정비 역량 강화와 안전 기술 도입으로 고객들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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