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유예,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심 약화…코스피도 약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이 같은 영향 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했다. /사진=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는 25% 관세 부과를 한달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유예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당초 지난달 4일 트럼프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하루 전날 돌연 “한달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달 뒤인 지난 4일부터는 실제 멕시코, 캐나다에 각각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캐나다는 즉각 보복관세를 발표했고, 멕시코도 대응을 예고하며 무역전쟁 우려가 커졌다. 

하루 뒤인 지난 5일에는 멕시코·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달간 유예했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 등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산 자동차 업체들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하루 만에 관세 부과 유예 대상을 대부분 수입품으로 확대한 것이다. 즉 USMCA를 준수하는 수입품에 대해서는 오는 4월 2일까지 면제를 적용키로 했다. USMC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새로 체결한 무역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라 3국간 거래되는 제품은 대부분 관세가 면제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9% 하락한 4만2579.0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8% 떨어진 5738.52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61% 급락한 1만8069.26로 마감했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술주의 타격이 컸다. 엔비디아가 5.74% 급락한 가운데 테슬라(-5.61%) 메타(-4.35%) 모두 크게 하락했다. 아마존(-3.68%), 마이크로소프트(-1.03%), 알파벳(-0.45%)도 약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유예 조치에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는 대신 하루 새 쉽게 뒤집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혼란을 느끼며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 역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2.72p(0.88%) 내린 2553.44으로 출발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유예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심을 약화시켰다”면서 “지난해 증시 랠리를 주도한 인공지능(AI)주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나스닥이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한 가운데 미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기업 감원 이슈가 부각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면서 “업종별 이슈를 점검하며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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