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납품업체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납품을 중단했지만, 또 다른 일부 업체들은 정상 공급을 유지하거나 일시 중단 후 재개하는 등 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일부 식품업체들이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을 중단했다. 농심은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공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뚜기는 납품을 중단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공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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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창립 28주년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 행사 전경./사진=홈플러스 제공 |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납품 중단 상태이며 향후 방향은 아직 불명확한 상황이며, 롯데웰푸드는 현재 중단 상태지만 재개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양식품은 일시적으로 납품을 중단한 상황이며 향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농심은 당일 오전 홈플러스와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정상적으로 공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 6일 오전 일시적으로 납품을 중단했지만,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 관련 공문 등에 대한 문제가 6일 오후에 해결돼 정상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납품업체들의 대응이 엇갈리는 이유는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대금 미지급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납품 중단 기업이 속출하자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잠정 중단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순차적으로 재개했다고 밝혔다. 회생절차로 인해 지난 6일 대금 지급이 재개된 이후, 납품을 일시 유예한 다른 협력사들과 계속 협의가 완료되고 있어 곧 입고가 안정화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문에 따라 일반 상거래 채권은 3월4일 기점으로 이전에 발생한 것은 순차적으로 일정을 정해 전액 변제할 계획이고 4일 이후부터 납품사와 개별 계약에 따라 정상 지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잇달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막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상품권은 회생절차에 따라 거래가 제한되는 금융채권이 아닌 상거래채권이어서 기업회생 개시에 따라 거래에 제한이 생길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테스코의 합작으로 ‘삼성테스코’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1999년 대구에 1호점을 개점했다. 2008년 ‘홈플러스’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5년 테스코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며 MBK파트너스를 주축으로 한 사모펀드 컨소시엄에 약 7조2000억 원에 매각됐다.
지난 4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홈플러스 매장들은 정상 영업을 이어왔다. 이날 법원은 홈플러스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회생신청 11시간 만에 회생절차개시결정 및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을 진행 중이다. 행사 시작 이후 불과 4일 만에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런 행사 첫 주말 연휴인 2월28일부터 3월3일까지 홈플러스 전체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5% 증가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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