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 철강 관세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철강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강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겠지만 그동안 쿼터로 묶여있던 수출 물량이 풀리면서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철강 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라 국내 철강업계는 수익성 확보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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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
1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2일 0시(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빈번하게 바꾸면서 철강 관세 역시 유예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최근 철강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예고대로 12일 시작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미국의 철강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도 미국 수출에 영향을 받게 됐다. 통상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 역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미국의 철강 관세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먼저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 제한이 풀렸다는 점에서 수출 물량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출 쿼터로 인해 미국 수출에 제한이 있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에도 모든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당시 협상을 통해 한국은 무관세로 수출하는 대신 쿼터를 통해 물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2017년 354만3000톤에 달했던 미국 수출은 2018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254만1000톤, 2019년 222만3000톤, 2020년 194만3000톤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76만6000톤까지 수출이 늘었으나 쿼터로 제한받기 전 300만 톤대를 수출했던 것과 낮은 수치다.
특히 이번에는 모든 국가가 예외 없이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철강업체들도 기존에는 미국 수출에서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펼쳤으나 현재는 수익성은 물론 물량 확대 전략까지 펼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에는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 동맹국은 무관세로 수출했지만 이번에는 예외 없이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회 요인이 있다고 본다”며 “미국 철강업체만으로 현지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고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품질도 높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철강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미국 내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925달러를 보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인 지난 1월 21일 톤당 695달러 대비 230달러(33.1%) 상승했다.
현재 국내 철강업체들의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81만 원 수준이다.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미국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134만 원에 달해 국내 제품과는 가격 차이가 50만 원이 넘는다. 미국으로 가는 운송비와 관세 25%를 더하더라도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수출 물량 제한이 풀린 상황에서 현재는 가격 경쟁력도 충분해 오히려 미국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관세가 부과하더라도 수출이 급감하고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이 유리한 쪽으로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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