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최근 잦은 어선 사고로 바닷길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기후와 바다환경 변화로 인한 사고가 늘면서 자연스레 국내 해양교통의 안전을 46년간 지켜온 공공기관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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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선 및 어선 위치정보시스템 모니터링./사진=미디어펜 |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국내 해양교통안전 종합관리기관으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해양교통 안전을 위한 선박검사와 운항관리 및 점검을 책임지는 600 여명의 인력을 보유, 전국 18개 지사와 2곳의 출장소, 12개의 운항관리센터 등 총 32개의 현장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수의 광범위한 현장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 오랜 역사만큼 지난 1977년부터 진행된 국내 연안어선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어선 현대화 사업’부터 2015년 ‘연안여객선 운항관리’ 업무 인수, 2019년 국내 최초의 해양교통안전 종합관리기관으로의 전환까지 반세기 동안의 해양교통 관련 변화와 함께 해왔다.
그럼에도 국내 10만여 척의 검사대상 선박의 선주들과 어업인, 조선소 및 설계사무소를 대상으로 한 선박검사, 운항관리 등의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눈에 띄는 기관은 아니었다.
하지만 넓게 보면 바닷길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300만 명이 선박 내지는 연안여객을 이용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KOMSA는 1300만 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10년간 어선사고 인명피해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어선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 수는 119명으로 2014년(133명)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도 어선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지난 2월까지 사망·실종자 수가 29명 발생했다.
이에 KOMSA는 지난달 해양안전 경계 강화를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3월 15일까지 ‘해양안전 특별점검 강화기간’을 운영, 고위험 선박과 근해어선을 중심으로 전국 어선 점검, 관리 내항 여객선 148척 전수점검 완료, 어업인·여객선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캠페인, 가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긴급 안전정보 전파 등을 진행했다.
해양사고는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함에 따라 다각도의 대응이 필요한데, 사고의 위험 요인으로 기후변화, 어선원의 고령화, 외국인 선원의 증가, 어업가구당 부채 증가 등이 꼽히며,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 환경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KOMSA 김준석 이사장은 “2020년 공단으로 새로 발족하고 2~3년간 내부 정비를 거쳐 해상교통 안전에 초석을 다져왔다면 이제 앞으로는 빅데이터, 드론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기상정보와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안전사고에 대비에)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어선 인명피해의 61%는 대부분 안전사고에서 발생한다. 선박이 전복되거나 침몰되는 사고에서도 상당 부분이 안전수칙 미준수가 차지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빈번해진 선박사고의 요인으로 잦은 기상변화와 선박의 먼바다로의 이동을 꼽았다. 때문에 기존 안전관련 체계로는 한계에 다다른 만큼,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체제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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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사진=KOMSA |
실제로, 2023년 대비 지난해 선박이 사고로 침몰한 곳의 좌표를 찍어봤더니 1년 새 8Km나 멀어진 상황으로 나타났다. 해양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조업 상 어선이 자꾸 먼 바다로 나가게 되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경의 초동 대처능력도 떨어지고 그만큼 구난에 대한 골든타임도 길어지면서 피해상황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KOMSA는 고위험 사고의 중점 관리와 디지털화를 통한 연안여객선 안전관리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대적인 혁신으로 운항관리 시스템 고도화, 위험물 안전관리 강화, 전국 여객선 운항관리지역 53곳 CCTV 설치 및 입출항 대응체계 구축, 드론 활용 3D 맵핑기술 도입을 통한 항로·접안지 안전점검 고도화, 위험물 및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기상 데이터와 승선 인원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하루 전 제공되는 ‘내일의 운항예보’ 서비스를 최대 3일까지 확대 제공할 예정이며, 여객선 이용정보 포털을 새롭게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일환으로 KOMSA는 지난해 기상예보사 3명 등 전문인력도 10명을 확보해 기상예측 정보와 태풍 등의 기상정보를 파악해 운항관리에 활용해오고 있다. 올해는 풍향·풍속계, 시정계 등 항로별 기상관측 인프라 확충과 이에 따른 전문 관리인력 양성을 통해 해양시상의 측정 정확도와 예측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KOMSA가 기상특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기상특보 발효일수가 연평균 14% 상승했고, 2023년 1610건에서 2024년 1901건으로 18.1% 증가했으며, 이어 2024년 전복‧침몰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3월에는 기상특보 발효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환경 변화에 보다 적극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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