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일선 증권사들이 연이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고 있어 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이번 흐름은 특히 개인 투자자 고객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리테일 중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이자율 인하 승부수를 꺼내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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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선 증권사들이 연이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고 있어 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증권사들이 연이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섰다. 가장 최근 사례는 키움증권이다. 개인 투자자 고객들이 자주 찾는 대표적 증권사인 키움은 내일인 14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공지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제도로, 소위 말하는 ‘빚투’의 척도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빚투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신용융자 이자율을 증권사들이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의 이자율이다. 이율은 대출 기간에 따라 다른데 통상 5~10%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키움증권은 8~15일물(7.9%→7.7%), 16~90일물(8.7%→8.5%), 90일 초과(9.3%→9.1%) 등 각 구간에서 0.2%포인트(p)씩 이자율을 인하한다.
이번 이자율 인하는 지난 2023년 3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이자율 인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성지’로까지 불려온 키움증권의 이자율 인하는 의미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키움증권은 신용거래융자금 규모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신용거래융자금은 약 2조5440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다. 그 뒤로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의 순서가 이어지고 있다.
이자율 인하는 그 자체로 리테일 점유율 유지를 위한 증권사 나름의 방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이미 삼성증권은 대출 기간이 15일 이하일 경우 기존 8.1%에서 7.9%로, 90일 초과일 경우 9.8%에서 9.6%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조정한 바 있다. KB증권 역시 대출 기간이 30일을 초과할 경우를 9.5%에서 9.3%로 인하했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메리츠증권이 쏘아 올린 ‘수수료 완전 무료’ 여파가 치열한 리테일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를 해본 적이 없는 신규고객 확보보다는 기존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는 게 최근의 양상”이라면서 “기존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각종 고육지책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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