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개월 연속 순매도…삼성전자 주가 하락 이끌어
1분기 실적 저점…주가 저평가 매력 커져 매수 접근 유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17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모처럼만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일시적일지 추세적 흐름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5만전자 늪에 수개월째 빠져 있는 탓이다. 

   
▲ 삼성전자의 주가가 17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DB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1.46% 오른 5만55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폭을 확대해 오후 1시 기준 전장대비 5.48% 뛴 5만7700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26억원, 253억원어치씩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삼성성전자 매수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날 임원들을 향해 기업 생존을 위해 ‘독한 삼성인’을 주문하는 등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외국인들의 이탈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 약세 원인으로 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6121억원을 팔아 치웠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로 범위를 확대하면 순매도 금액이 2조6033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2021년 8월, 9개월 연속 순매도한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D램 등 범용(레거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이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엔비디아 대상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286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자’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저점이라는 점과 주가 저평가 매력이 커진 만큼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의 선제적인 감산과 스마트폰 재고 축소로 인해 낸드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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