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 축구는 날아오르는데, 한국 축구는 기고 있다. 2026 월드컵 3차예선에서 한국과 일본의 행보에 큰 차이가 생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7차전에서 오만과 1-1로 비겼다. 

   
▲ 오만에 동점골을 허용하자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한국은 전반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에 이은 황희찬의 멋진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고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우세한 경기에도 추가골을 못 넣고 있다가 후반 막판 오만에 동점골을 내주고 승리를 놓쳤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한 일본은 이날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7차전에서 바레인을 2-0으로 꺾었다. 후반 카마다 다이치의 선제골, 구보 다케후사의 쐐기골이 터져 승리를 낚았다.

이날 7차전 결과 일본과 한국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본은 6승 1무, 승점 19점이 돼 C조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지었다.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일본은 최소 조 2위 이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은 것이다. 2026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는 전 세계 국가 가운데 본선행을 확정지은 팀은 일본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일본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성공했다.

   
▲ 일본이 전 세계 최초로 2026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사진=일본축구대표팀 SNS


한국은 4승 3무, 승점 15가 돼 B조 1위는 지켰다. 하지만 조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이상 승점 12)와 승점 3점 차로 좁혀졌다. 한국은 오는 25일 요르단과 8차전(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데, 한국이 요르단에게 2골 차 이상으로 패하면 승점 동률이 되고 골 득실에서 뒤져 1위에서도 밀려난다.

당초 한국의 이번 3월 2연전 목표는 연승을 거둬 일본처럼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B조에서도 약체로 꼽히는 오만을 홈 경기에서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침으로써 계획이 꼬였다. 

한국 대표팀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물론이고, 전력 손실도 많았다. 선발 출전했던 백승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에 교체됐고, 백승호 대신 교체 투입돼 선제골 도움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던 이강인이 발목 부상으로 쓰러져 걷지도 못하고 업혀 나갔다.

이번 대표팀에 수비의 핵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는데 추가로 부상 이탈자까지 나왔다. 요르단전을 앞둔 한국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요르단전마저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6월 열리는 3차예선 최종 9, 10차전에서 또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 오만과 비긴 한국의 홍명보 감독(왼쪽), 일본의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을 이끈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 /사진=더팩트 제공, 일본축구대표팀 SNS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여정이 순탄하지 않게 된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 무승부 후 "오늘 경기는 3차예선에 돌입한 뒤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이었다"고 자책했다. 

캡틴 손흥민도 "아쉽다. 저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실망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발전할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요르단전에 대한 걱정을 했다.

일본을 부러워하는 처지가 된 한국 축구대표팀. 어려운 상황에 몰린 가운데 요르단전에서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홍명보호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요르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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