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최고의 맛은 신선한 식재료에서 나옵니다” 하림공장에 도착 후 하림 도슨트(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에게 들은 말이다.
21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공장을 찾았다. 익산 하림공장은 첨단 제조 공정 시스템을 한눈에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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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치킨로드’ 전경./사진=미디어펜 권동현 |
하림 ‘퍼스트키친’은 현대 가정의 주방이 조리 공간보다는 식사 공간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개발된 ‘공유 주방’ 개념으로, 가정에서 담당하던 조리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대규모 식품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이날 하림은 팸투어 첫 번째 코스인 라면 공장을 시작으로, 키친로드(K1, K2, K3)를 포함한 전체 플랜트의 생산공정을 공개하며 브랜드 빌딩 전략을 강조했다.
투어 첫 코스인 ‘키친로드’에서는 라면, 즉석밥 생산 현장과 온라인 물류센터를 견학했다. 라면 시식 코너에서는 하림 ‘더 미식’ 브랜드 3종(장인라면 담백한맛, 오징어짬뽕, 유니짜장)이 제조됐다,
변관열 하림지주 커뮤니케이션팀 수석부장은 “가루 스프와 액상 스프는 맛도 완전히 다르고 원가 차이도 10배 이상 벌어진다”며 “최고의 맛을 만들고 싶지만 기성제품은 잘 맞지 않아 직접 하나하나 만든다”고 말했다.
하림 라면 가격이 타 라면 브랜드보다 비싼 것은 프리미엄 콘셉트 때문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프리미엄이라기보다는 정말 잘 만들고 싶어서 노력하는 중이고, 가정식을 대체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타사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할 때 하림은 단 한번도 인상한 적이 없어서, 이제 가격이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하림은 유탕면이나 건면의 수분을 제거하는 공정에서는 각각 기름으로 튀기는 방법과 열풍을 이용하는 방법 모두 진행하고 있다. 하림은 이미 투자 계획을 확정해 2개 라인까지 증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상태다.
또한 ‘푸디버디’와 같이 완전히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데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푸디버디’는 나트륨 평균 함량 대비 34~36% 낮춘 6세에서 8세를 목표로 한 어린이식 라면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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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시식 코너(왼쪽)와 더 미식 즉석밥 시식 코너(오른쪽)./사진=미디어펜 권동현 |
K2 구역에서 생산되는 ‘더 미식 즉석밥’은 하림의 기술적 혁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즉석밥과 달리 산도조절제나 보존제 없이 오로지 쌀과 물만으로 밥을 짓는다.
하림 도슨트는 “좋은 쌀을 선별해 1시간 동안 불린 후, 마이크로 필터로 여과한 깨끗한 물과 함께 전용 클린룸에서 밥을 짓는다”며 “반도체 공장 청정도 수준인 ‘Class 100’ 클린룸에서 생산을 진행하고, 1㎥ 안에 부유물이 100개 이하로 관리되는 마이크로 필터로 여과된 물을 사용해 어떤 첨가물 없이도 10개월의 유통기한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변관열 하림지주 부장은 “일반 즉석밥은 용기에 쌀을 담을 때 실린더로 눌러 평탄화하고, 뜸들이기 위해 열수에 담갔다가 냉수에 급속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포장지가 수축되어 밥알이 눌리게 된다”며 “반면 하림은 진동 설비를 이용해 쌀을 눌리지 않게 평탄화하고, 스팀으로 천천히 뜸을 들인 후 온도를 서서히 낮춰 냉각해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식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시식코너에서 브랜드명을 밝히지 않은 타사 즉석밥과 더 미식 즉석밥의 비교 시식이 이뤄졌다. 더 미식 즉석밥은 타사 브랜드 즉석밥과 비교하면서 먹어봤을 때 밥의 냄새가 덜했다.
하림의 ‘키친로드’는 K1(육수·HMR·육가공·소스), K2(즉석밥), K3(면류)로 구성된 생산 단지의 약자로 그 안에 이커머스를 기반 식품특화 물류센터 FBH(fullfillment by Harim) 를 구축했다. 이는 생산 역량 확대와 더불어 유통, 물류, 판매까지 통합 관리하는 ‘팜투팸’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다.
하림은 생산 현장에서 멈추지 않고, 유통·물류·판매까지 연계하는 통합 ‘푸드트라이앵글(하림 퍼스트키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국가식품 클러스터 내 하림푸드)’ 시스템을 구축해 1년 내 순환고도를 달성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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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림퍼스트키친 조감도./사진=미디어펜 권동현 |
도계부터 육가공, 포장까지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닭고기 도계 공정 현장도 공개했다. 각 공정마다 설치된 로봇 팔과 엑스레이 검사 장비 등을 통해 제품의 위생과 안전성이 철저히 관리되는 모습을 보였다.
도슨트는 “농장에서 옮겨진 닭은 온도, 습도, 조도가 잘 맞춰진 계류장에서 4시간 가량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며 “도계 공정에서는 기존의 전기 충격 방식 대신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가스스터닝’ 방식을 도입해 닭고기 본연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완벽한 방혈(혈액 배출)로 육질의 부드러움과 맛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도계 후 닭고기의 체온(약 41도)을 박테리아가 증식하지 않는 최적 온도인 2도까지 낮추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일반적인 도계 공정에서는 닭고기를 얼음물(워터 칠링)에 담가 온도를 낮추지만, 하림은 차가운 바람만 쏘이는 '에어칠링(공기냉각)'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슨트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모든 닭의 등과 귀 등을 엑스레이로 촬영해 품질 문제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농장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고, 잘 키운 농가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림은 식품 생산 시작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이어지는 ‘팜투팸’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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