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재명·반 윤석열’ 전략 빛 발했던 ‘동탄 기적’ 재현 기대감 부상
거대 양당 대비 경쟁력 미흡 및 사표 거부감은 제3지대 돌풍 걸림돌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제22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거대 양당이 57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대권 경쟁을 펼치게 됐다. 문제는 탄핵 정국을 겪으며 정치 양극화가 심해져 양당이 중도층 민심을 사로잡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승부수는 누가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22대 총선에서 중도층을 등에 업고 반짝 활약했던 제3지대가 이번 대선에서도 재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4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대선 후보 지지율 1위는 ‘의견유보’가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에는 확고한 1강인 이재명 대표가 자리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에는 최소 15명의 잠룡이 승천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유권자들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1강인 이 대표는 응답자 34%의 지지를 받았고, 여권 잠룡 1위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은 9%의 지지를 받았다. 뒤를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 순이었다. 반면 응답자 중 차기 대선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이른바 중도층의 비율은 38%에 달했다. 

   
▲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 의원이 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21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2025.4.8/사진=연합뉴스

높은 중도층의 비율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3지대가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하겠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중도층 표심을 기반으로 정치 양극화의 빈틈을 파고드는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지난 22대 총선에서 3지대 중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개혁신당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일부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 모두 당선되며 3지대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특히 조기대선 후보로 나선 이준석 의원이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화성시을 지역구에 출마해 3파전에도 불구하고 ‘기적’을 만들어 낸 바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9대 총선 이후 모두 민주당에서 당선됐으며, 이마저도 과반 득표로 민주당이 압승하던 진보 강세 지역이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개혁신당이 진보 강세 지역에서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반 이재명, 반 윤석열’ 전략이 중도층에게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당시 이 의원은 보수진영의 표를 분산할 것이란 정치권의 관측과 달리 진보진영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3지대가 정치 양극화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이 높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반감이 강한 현 상황에서 3지대가 다시 한번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개혁신당은 동탄에서 기적을 일군 바 있다. 이것을 조기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그때의 경험을 재현해 낼 수 있다면 3지대 바람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다만 개혁신당이 거대 양당과 달리 대선을 준비할 만큼 구색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해 이 의원이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해 중도층 표심을 확보한다면 3지대에도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까지 정치권에서는 3지대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대안 정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이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한 탓에 유권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표’에 대한 반감도 3지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평가됐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정치 지형에서 누군가가 중도를 표방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합리적 보수를 주장하는 개혁신당이 3지대로 언급되기는 하지만, 양당의 결집력을 깰 만큼 이들이 총선 후 증명한 것이 많지 않다”며 “양극화된 정치 지형 속에서 3지대가 득표력을 보여주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3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자체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