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윤 전 대통령, 탈당 결단 내리셔야...이대로면 필패"
한동훈 "윤심 팔이 안타까워...윤심보다 민심 5천만배 높아"
홍준표 "시체 난도질 도리 아냐" 김문수 "탈당 관행, 구태"
대선 승패 가를 '중도표심' 확보 위해선 '윤석열 탈당" 필수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탄핵 찬성파' 후보를 중심으로 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강성 보수 표심 뿐만 아니라 '중도층 표심'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다. 

또, 최근 윤 전 대통령이 파면에 대한 반성 없이 지지층 결집용 메시지를 내면서,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윤석열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다 보류된 것도 '윤석열 손절'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 

대표적 탄핵 찬성파(찬탄)인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18일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공동책임을 진 정당이 재정비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비전대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2025.04.18./사진=연합뉴스
안 후보는 "역대 대통령들도 임기 중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탈당했다. 하물며 탄핵된 전직 대통령에게 탈당은 국민과 당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우리 당 쇄신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면 대선은 필패다. 전직 대통령을 방어하는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탄핵의 강을 건너야만 당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승리의 가능성도 열린다"고 말했다.

'찬탄파' 한동훈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 대표로 있을 때,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 신분일 때, 윤리위원회에 (당시 윤 대통령) 제명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안타깝게도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민심이 윤심(尹心)보다 딱 5천만 배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국민의힘 경선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잊자"고 주장했다. 양향자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려면 극우와의 '절연'이 필수"라고 했다. 

반면 '탄핵 반대파'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두고 아직까지 신중한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 등을 요구하기엔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라 전통 보수층의 표심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한남동 관저에서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이동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4.11 [공동취재]./사진=연합뉴스

'반탄파'인 홍준표 후보는 18일 윤 전 대통령 탈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3년 동안 정치를 잘못해 탄핵은 됐지만 시체에 난도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은 우리 당의 이름으로 정권 교체를 해줬다"라고 선을 그었다.

탄핵 반대를 주장해 온 김문수 후보도 "탈당하라든지 이런 건 과거의 관행적 구태"라며 "잘못하면 탈당시키고 잘라내는 건 책임 없는 정치"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전날 미디어데이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을 잘라내 위기를 모면하고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 책임 있는 정치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탄핵을 찬성한 후보들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후보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경선을 치르는 동안에는 전통 보수 지지표를 확보해야 하니, 강성 보수층도 마냥 버릴 수 없을 거다. 하지만 반탄파 주자들도 경선이 끝나고 본선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확실히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