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에 이재명 향했던 중도 표심 어디로 향할 지 관심
전문가들 "중도 국힘 결집 계기 될 것" vs "영향 크지 않을 것"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대선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1일 무죄를 선고했던 2심 판결을 깨고 이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다. 

이번 판결로 이 후보가 그동안 공들여 온 중도·보수 표심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한덕수 전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까지 겹치면서 지지율 전체가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진보 진영 일부에서 후보 교체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 상황이라 민주당 지지층 표심이 흔들릴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대법원 '유죄' 취지 파기환송심으로 중도층 표심은 물론 전체 지지율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더욱 더 결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중도에서도 중도진보까지는 모르겠지만 중도의 3분의 2정도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동안은 사실이냐 아니냐에 대한 확신이 안 가지 않았나. 그런데 2심에서 무죄가 나면서 무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법에서 확정적으로 (이재명 후보에 대해)유죄라고 해버렸으니 중도가 판단의 기준이 확실히 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지지율 변동을 예상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포차 식당에서 '당신의 하루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이란 주제로 열린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등 비(非)전형 노동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을 지지했다가 계엄과 탄핵으로 마음이 떠나고 갈피를 못잡았던 중도층이 국민의힘으로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어제 (대법원 판결로)형성됐다"며 "게다가 내일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고 또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를 해나가는 과정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갔을 때 지지율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법원 판결로 중도층의 변화도 당연히 있지만 민주당의 행동이 지나친 측면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역풍도 봐야 한다"며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도 그렇고 지금 민주당이 헌법 84조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지 않나. 3권 분립 위반 소지가 있는 거다. 입법을 통해 사법부의 행동을 규제하려고 하는 거니, 그런 것들이 알려지면 더 큰 역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일단은 어제 파기환송 나오면서 계속 언론에서 부적절하다는 논조가 계속 되다보니 중도층이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언더독'(상대적 약자) 현상이 나올 것 같다. 일종의 동정론이다. 그렇게 되면 중도층 지지율에 변화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지만 이 후보의 대선 출마는 현재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6월 3일 치러지는 대선 전에 파기환송심 결론이 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있는 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이 아닌 국민의 몫이 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접경지역 방문 이틀째인 2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5.5.2./사진=연합뉴스


다만 진보 진영 일부에서는 이 후보 교체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역임한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은 2일 "민주당은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상식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판결에 대해서 정치권은 항상 마음에 안 들어도 존중한다는 얘기를 하고 다음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없어졌다. 사법부마저 손아귀에 쥐려고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권 핵심 관계자는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 상황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건 현실 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지난 1일 후보 교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는 2일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접경지역(강원.철원) 민심을 살피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시민들과 만나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바쁘고 힘들더라도 (선거는) 내 삶과 우리 자식의 인생을 결판나게 하는 심부름꾼, 일꾼을 뽑는 것이다. 거기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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