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민주당, 국정 전부 반대" vs 이재명 "예시 들라"
저성장 극복·민생경제 활성화 해법 없고 쳇바퀴 공방만
[미디어펜=이희연 기자]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경제'분야를 주제로 한 첫 대선 후보 TV 토론가 18일 열렸다. 하지만 토론에 나선 4명의 후보들은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해법이나 진지한 정책 경쟁 보다 쳇바퀴 신경전만 되풀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중앙선거방송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1대 대선 TV토론회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은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18./사진=연합뉴스

김문수 "민주당, 국정 전부 반대" vs 이재명 "뭘 막았나 예시 들라"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상대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데 대해 윤석열 정권의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감이나 죄송함을 느끼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책임도 매우 크다. 이 후보는 우리(국민의힘)가 뭐 하려고 하면 전부 반대를 한다"고 받아쳤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탄핵을 지적하며 "그러니까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 대통령의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민주당이) 이상한 법을 자꾸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이 뭘 막았다는 것인지 예를 들어보시라.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뭘 하려고 하면 정부가 다 반대했지, 정부가 하려는 것을 민주당이 막았던 기억은 별로 없다"고 반박했다. 

김문수·이준석, '셰셰' 발언 꼬집으며 '친중' 협공…이재명 "극단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이재명 후보의 '셰셰'(중국말로 고맙습니다) 발언 등 대중국 외교관, 에너지 정책 공약을 소재로 등 협공을 펼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가 중국·대만에 관여 말고 '셰셰'하자는 것은 너무 친중국적이다", "미국이 '한국과 북한이 싸우면 어떠냐'는 식으로 나오면 곤란한 게 아니냐"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너무 단편적 생각이다.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저를 친중으로 몰아보려고 애쓰는데 매우 부적절하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으로 발전·심화시켜야 하는 게 분명하다"며 "그렇다고 완전히 거기에 '몰빵', '올인'해서는 안 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이를 너무 극단화시키지 말라"고 받아쳤다.

   
▲ 국민의힘 김문수(오른쪽)·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5.5.18./사진=연합뉴스

노란봉투법 설전…이준석, 이재명 주4.5일제에 "사이비종교"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그동안 정부가 노란봉투법에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또 밀어붙일 것인가"라며 "이 법은 헌법에도, 민법에도 안 맞다. 밀어붙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대법원 판례와 국제노동기구가 다 인정하는 법으로,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가세해 "김 후보는 과거 노동운동의 상징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 법이 악법이라니. 노동부 장관을 어디로 해 먹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주 4.5일제 공약을 지적하며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가 빠져 있고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만 말한다"며 "원래 사람들이 어려울 때 옆에 사이비 종교가 다가오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형태의 사람"이라고 공세를 폈다. 

그는 또 "굉장히 민생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 조심해야 되는 건 어려울 때 나타나는 유혹들"이라며 "이재명 후보께서 많은 정책을 얘기하면서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다 해준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이재명 호텔경제학 괴짜" vs 이재명 "극단적 예를 든건데, 단순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호텔경제학'을 언급하며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며 돈 풀기식 '괴짜 경제학'을 말한다. 무한 동력이냐"며 "이것도 저것도 다 해주고 돈은 당겨쓰면 된다고 하는데, 재정은 어떻게 부담할 것이냐"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호텔 경제학' 표현을 "본인이 지어낸 말 아니냐"며 "승수효과를 얘기한 것이다. 한번 쓰여지느냐 두 번이냐 세 번이냐에 따라서 (돈이) 순환되는 거다. 경제가 순환된다는 것을 명쾌하게 설명하려고 극단적인 예를 들어본 건데 왜 그렇게 단순하냐"고 맞받았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5.18./사진=연합뉴스

경제 주제 맞지 않는 내란 공방도...권영국 "내란수괴 대리인" vs 김문수 "말씀 과해"

권 후보는 김 후보에게 "윤석열 씨가 내란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인정하냐. 윤 정부 노동부 장관이었는데, 그런 분이 윤석열을 감싸며 대선에 나왔다"며 "탈당하라고 말도 못하고 뜻대로 하라며 조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내란수괴 윤석열의 대리인"이라며 "윤석열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인데, 무슨 자격으로 여기 나오셨나.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고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김 후보는 "말씀이 좀 과하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잘못됐고 제가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내란이란 것은 현재 지금 재판이 진행 중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선 여러 가지 판단이 많이 남아 있다. 계엄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경제가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헌법재판소에서도 내란죄는 빠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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