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는 건설사들이 응하지 않아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한강변 등은 건설사들이 몰려가는 상황이 목격되고 있다.
|
 |
|
▲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을 놓고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정비사업 현장에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이 잇달아 유찰되고 있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의 경우 지난달 입찰을 진행했으나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아 무응찰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 2023년 1월 과도한 분담금을 이유로 GS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이번 시공사 재선정에서 공사비를 3.3㎡당 650만 원을 이번에 770만 원까지 올렸으나 결국 새로운 건설사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강남에서도 유찰을 볼 수 있다. 방배신삼호 재건축과 방배15구역 재건축의 경우 최근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으나 유찰됐다. 그나마 각각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낸 게 다행이다.
이같은 원인은 공사비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 상승한 후 지난해 9월 130.45까지 올랐다. 때문에 건설사로서는 정비사업 조합이 적절한 공사비를 내걸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남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수익성이 따르지 않는다면 굳이 공사를 따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렇다보니 조합들은 공사비를 올리거나 컨소시엄 허용처럼 입찰조건을 완화하는 등 건설사 모시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당 10구역 재개발 조합의 경우 3차례나 입찰을 진행했음에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자 컨소시엄 금지 규정을 삭제했다.
반면 한강변 등 사업성이 뛰어난 지역은 건설사들이 저마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며 경쟁입찰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업무시설 등 모든 분양대상 건축물을 대물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체 사업비 4조 원을 책임조달하는 한편 사업촉진비 1조5000억 원을 HUG 보증 없이 직접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다음달 입찰공고가 발표되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에서는 입찰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압구정2구역 조합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공정한 경쟁을 당부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율이 중요해진 건설사로서는 사업성이 보장되고 상징성이 강한 랜드마크 사업지에 몰두할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현재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