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세력에 또 나라 맡길 수 없어...이재명 정치보복 말고 경제 살렸으면"
"계엄 책임, 국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이재명 대통령되면 나라 부도"
"뽑을 사람 없어" 깊은 한숨...사전투표보다 본투표까지 지켜보겠단 관망론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서울의 한강을 따라 형성된 8개 구(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의 13개 선거구는 선거때마다 서울의 판세를 좌우하는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광진은 부동산과 세제 정책에 민감한 중도 표심이 많은 곳 중 하나다. 

6월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가 6일 앞으로,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8일 대선 때마다 서울의 '스윙보터' 역할을 해온 한강벨트의 시작점 광진구의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이날 오후 서울 어린이대공원 입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만난 박모 씨(60대)는 자신을 이 후보 지지자라고 밝히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돼야지. 윤석열과 한패인 '계엄 세력'인 김문수에게 또 나라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말했다. 

   
▲ 제21대 대선을 열하루 앞둔 23일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 대선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2025.0530./사진=연합뉴스


다만 그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념논쟁에 빠져서 상대방에게 정치보복을 할까하는 염려는 있다"며 "제발 정치보복 이런거 말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경제를 살리는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사실 너무 힘들다. 성남시장 할 때도 그렇고 이재명 후보가 일은 잘 하지 않나. 내일 아침 일찍 사전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시멘트 가루가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사서 나오던 건설 현장 노동자 김모 씨(40대)도 "경제가 너무 어렵다. 요즘은 한 달에 7일정도 일하면 많이 하는 거다. 진짜 먹고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사실 재판도 받고 있고 그리 깨끗한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대안이 없지 않나. 제발 대통령이 되면 정치 싸움 이런 거 말고 먹고 살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유세 현장 건너편에 위치한 세종대학교에 앞에서 만난 대학생 한모씨(20대)는 "원래 국민의힘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려고 한다. 총 든 군대를 앞세워 계엄을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정당을 또 찍어줄 수는 없지 않나. 그렇게 된다면 제2, 제3의 계엄이 언제든 또 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김모 씨(30대)는 "계엄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해 모든 정치인들에게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 민주당 의석이 200석 가까이 되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막 탄핵하고 이재명 유죄 판결 낸 대법관도 탄핵한다고 하고, 이재명 재판 안 받게 방탄법 만들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지 않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까지 된다면 그야말로 견제가 불가능한 거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경제가 너무 어렵다.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절실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하는 말의 대부분은 그냥 세금으로 다 퍼주겠다는 거다. 그렇게 퍼주면 나라가 부도 날 것 같지 않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통령은 청렴하고 깨끗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런데 인물이 없긴 없다"고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사전투표 여부를 묻는 질문엔 "일단 3일까지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30년 근무 후 은퇴했다는 서모 씨(60대)는 "윤 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계엄을 한 건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면서도 "어제 토론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얘기 하니까 이재명 후보가 '억지 기소'라고 발뺌하던데 최근에 대법원 판결도 '유죄'로 나오지 않았나. 최소한 범죄자에게 대통령을 맡길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자기 형수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을 하고...최소한의 인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국격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이 너무 비참해질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 보단 청렴하고 깨끗하고 무엇보다 인성은 훨씬 좋아 보였다"고 했다. 투표와 관련해서는 "사전투표는 하지 않을 것 같고 본 투표까지 조금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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