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장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이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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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뮤직' 적용 화면./사진=제네시스 제공 |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 개발과 고도화를 통해 SDV 시장 내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현대자동차에 납품 중인 엑시노스 오토V920' 제품이다. 최근에는 엑시노스 오토 신규 라인업으로 근거리 무선 통신기술(UWB)이 적용된 UA100·200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고객사 샘플링을 통해 수주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하만을 통한 SDV 사업 확대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만은 SDV 두뇌 역할을 하는 ‘디지털 콕핏’과 클라우드 기반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하만 레디 케어’ 등을 선보이면서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하만 매출은 3조4000억 원과 영업이익은 30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포드, BMW, 벤츠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포함한 '인지 기반 SDV 플랫폼'을 발표해 기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전통 부품사인 삼성전기를 통해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시장 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를 통해서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분야에서 GM,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에 SDV 핵심 플랫폼과 부품 등을 공급 중이다. 그 중에서도 벤츠 EQS와 EQE 모델에 적용된 웹OS(webOS) 기반 오토모티브 콘텐츠 플랫폼(ACP)이 대표적이다. GM 전기차 라인업에도 이 플랫폼이 탑재됐다.
LG전자는 차량 내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목표로 음성 제어와 AI 기반 맞춤형 정보 제공 기능이 통합된 ‘올인원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DV는 기존 차량이 기계적 부품 위주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차량의 대부분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고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진화한 모델이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미래차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SDV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약 650억 달러(약 89조 원) 수준에서 2030년에는 2000억 달러(약 273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15~20% 수준이다. 이 중에서도 OTA(무선 업데이트),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OS 관련 시장의 경우 2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SDV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 자동차 산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흐름”이라며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전자 기업들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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