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생태계 키우는 LG·삼성
기기 간 연결·개방성 경쟁력으로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인공지능(AI)이 생활 곳곳에 스며들면서 스마트홈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양대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사물인터넷(IoT)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연결성 강화에 방점을 찍고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손흥민 선수가 '스마트싱스 라이프' 캠페인 영상에서 삼성 스마트싱스에 연동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에서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홈 AI'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홈 AI 전략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은 AI가 능동적으로 사용자나 거주자의 행동을 분석해 맞춤형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 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 내 가전의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끼리 연결성을 강화해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맞춤형 환경을 자연스레 조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용자의 하루 루틴을 학습한 AI가 기상 시간에 맞춰 커텐을 열고, 실내 온도와 조명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AI 홈 연결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경쟁사에서 별도의 허브 제품을 구비해 AI 홈 연결성을 강화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AI 허브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을 사용해 기기끼리의 호환율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휴대폰이나 스마트 올레드 TV, 스크린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냉장고 등 자사의 기기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해 효율성이 높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 이 외의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해 스마트홈 생태계 구성이 가능하다. 타사 제품에 대한 호환성이나 지원의 폭도 타사 대비 높은 편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의 AI 홈 시스템의 경우 허브를 별도로 둬야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기기간 연결성이 높고, 호환성 또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며 "AI 홈 구축에선 호환성과 연결성이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이는 삼성전자만의 강점이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모델이 LG 씽큐 앱에서 ‘모닝브리핑’ 서비스를 실행해 LG 스마트 TV의 화면을 통해 날씨·교통·일정·메모·차량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UP 가전'을 앞세운 구독 서비스를 앞세워 스마트 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가전의 새로운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마트홈 구축에 편의성을 높였다. AI홈 전략과 UP가전을 통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가전끼리 연결성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네덜란드의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의 지분 80%를 인수해 AI 허브 플랫폼인 'LG 씽큐'의 확장과 개방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앳홈이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은 Wi-Fi, 블루투스, Zigbee, Z-Wave 등 다양한 통신 방식을 지원해 기기와의 호환성이 높다. LG전자는 앳홈 인수를 통해 수 만개 가전과 IoT 기기를 연결해 연결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녹여낸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이 이달 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스마트홈 기기의 호환성과 개방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브랜드 간 스마트기기 연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냉장고는 LG, 조명은 삼성, 공기청정기는 또 다른 브랜드 제품이더라도 하나의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홈 시장 유망성이 높아 향후 관련 사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2023년 약 1880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16%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53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스마트홈 전략은 단순한 기기 판매를 넘어, 사용자의 일상 전반을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AI와 구독 모델, 기기 간 연동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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