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야는 19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의 과거 '친북' 발언 등을 문제삼으며 "대남연락사무소로 전락할지 우려된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사과 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보니까 후보자는 너무 친북적인 성향"이라며 "지난 2010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1조4000억원을 지원한 게 호전성을 줄이고 남북한관계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언론 인터뷰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시는데 그럼 대북현물지원을 하는 게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며 "북한은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을 채택하고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을 실시했다. 효과가 있었던 게 맞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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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차원)에서 지원을 했고 지원 자체에 효과도 있었다"며 "그렇게 안 좋은 사건만 나열해서 말씀을 하시면..."이라고 답했다.
이어 송 의원은 "후보자가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막대한 국익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맞느냐"고 하자 이 후보자는 "제가 그렇게 주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 의원은 또, "이 후보자는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는 처음부터 잘못 맺은거니 파기해야 한다고 말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런 것들을 보면 대한민국 안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천안함 피격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잘못 느끼고 있다'라고 말한 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인 게 곧 개인의 평가 아니냐"며 "그 평가를 볼 때 후보님은 친북적인데 이런 분이 국정원을 이끄는 수장이 됐을 때 국정원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기관으로 기능을 할지 아니면 북한의 대남연락사무소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전락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장 후보자를 대남연락사무소라고 지칭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윤석열은 내란수괴보호연락소장이냐. 그렇게 부르면 좋겠느냐, 좋아하지 않지 않느냐"고 송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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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문하고 있다. 2025.6.19./사진=연합뉴스 |
김 의원 발언 중 송 의원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요청하자, 김 의원은 "발언 중이라고"라며 고성을 질렀고, 송 의원은 "왜 반말을 하고 그러느냐"고 맞섰다. 김 의원은 "반말 안 했다. 좀 지켜보라"고 했고, 송 의원은 "빨리 말씀하시라"고 신경전을 벌였다.
송 의원은 "제가 이야기한 것은 우리 국가정보원을 이끌 수장님의 기본적인 인지체계와 인식 사고방식의 프레임이 어떤 건지,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국정원이 대남연락기관화가 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 안보가 굉장히 위중한데 국정원장이 어떤 시각을 갖고 북한과의 관계를 바라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며 "그 인식을 물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열린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개인 신상이나 도덕성 검증만 공개된다. 오후에 진행되는 대북·정보 등 기밀 사항에 대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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