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달 말 임기를 앞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개혁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사흘째 지역 민심 청취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8월 초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대선 패배 이후 첫 공식 지방 일정으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이어 다음날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6·25 참전용사 묘역 정화 봉사활동에 나선 뒤,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났다.
그는 유 시장과 만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시장이 개혁의 중요성을 알아야 된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주중에 인사청문회 기간이 끝나고 당 개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모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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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특별자치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6.23./사진=연합뉴스 |
23일엔 강원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회동을 갖고 자신이 제시한 5대 개혁안 등 당 쇄신 방안과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김 지사도 제가 제시한 5대 개혁안에 대해 전체적인 방향성 자체에 동의하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김 비대위원장은 ▲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 21대 대선 후보 교체 시도 진상규명과 당무 감사 ▲ 당론 투표 시 당심과 민심 반영 절차 구축 ▲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5대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송원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주류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과정 당무 감사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다. 송 원내대표는 원내기구로 혁신위원회를 두고 여기서 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송언석 원내대표와 4선 이상 의원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갈 건지, 어떤 주체가 어떤 절차로 할 건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김용태 위원장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발표하는 형식은 비민주적"이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당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의 지역 순회 행보를 두고 8월 초쯤 예상되는 전당대회 당대표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2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지역 순회 행보가 단순 민심 청취라고 보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라며 "당대표 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노력은 정말 많이 하는데 이번에 (비대위원장 하면서도 그렇고) 지켜보면 초선의 한계가 드러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지사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회 방문은 민심을 듣기 위한 것임에도 일각에서 몇몇 의원께서 전당대회로 연결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이유의 방문이 아니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지역 과제들을 대선이 끝나도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리는 차원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지난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 강원을 잇달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울산, 대전 등을 순회하며 지역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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