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호반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가로주택이나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 중이다. 실적을 쌓은 뒤 향후 대형 재건축 재개발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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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서초구 소재 호반건설 사옥 전경./사진=호반건설 |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정비사업 수주 소식을 잇달아 들려주고 있다.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1-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냈다. 지하 3층~지상 23층, 4개 동, 아파트 275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로 908억 원 규모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한화 건설부문과 함께 서울 양천구 일대 신월7동 2구역 공공재개발을 수주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사인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지상 5층 지상 14층 높이의 아파트 19개 동 2245가구와 부대시설을 짓는다. 총공사비는 6600억 원에 달한다.
호반건설의 정비사업 수주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면목동 일대 모아타운 사업 수주를 검토 중이고 또 양천구 신월동 가로주택사업 수의계약 전망 이야기도 나온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공개할 수는 없지만 수주를 추진하려는 사업지가 더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한 해 1~2건에 불과할 정도로 정비사업이 활발하지 않았던 호반건설로서는 이례적이다.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정비사업보다는 토지를 매입해 시공은 물론 시행까지 도맡는 자체 분양사업에 힘을 써왔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이슈로 떠올르면서 자체사업이 녹록지 않게 됐다. 때문에 정비사업에 집중, 주택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게 호반건설의 판단이다.
다만 한강변, 강남3구 등 서울 내 대형사업지는 대형건설사들이 치열한 각축전 벌이고 있어 호반건설이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대형사업지는 신월7동 2구역처럼 타 건설사와 협력하고 독자적으로는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 단지를 점차 늘려나가면서 정비사업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적당한 시점이 되면 대형건설사들과 한판 붙어 보겠다는 그림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모아타운 같은 가로정비사업을 통해 인지도를 올린다면 향후 더 큰 시장을 노려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선별수주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돌다리를 두들긴 뒤 건넌다는 자세는 호반건설의 건실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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