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자료 공방·재산 의혹…야 "무자료 총리" vs 여 "무리한 요구"
국힘 곽규택 "간사가 벼슬이냐"…민주 김현 "왜 닭에 비유하냐"
김민석, "한 해 6억 장롱 쌓아둘 수 없어...'제2의 논두렁 시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째 진행되는 가운데 여야는 25일 각종 자료 제출과 김 후보자 재산 형성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을 놓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격돌했다. 김 후보자 재산 공방 과정에선 김현 더불민주당 의원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간 '닭벼슬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날도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정과 자녀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후보자의 역량과 자질 검증을 가로막는다며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중국 출입기록, 칭화대 성적표, 증여세 납부내역, 2004년 대출 및 관련 상환 자료를 포함해 어떤 자료도 받지 못했다"며 "그래서 '무자료 총리'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이마를 만지고 있다. 2025.6.25./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김희정 의원은 "무자료 청문회라고 했 듯 증인도 채택하지 않고 여야가 합의한 문건도 김 후보자가 개인정보 동의를 안 했으니까 우리는 못 준다는 식으로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답을 보냈다"고 청문단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또 김 의원은 "(김 후보자는) 우리 청문위원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우리를 '상식적인 상식인이 아니다'라고 지칭하고, 주진우 의원(의 재산 증식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통상의 국회의원들이 하지는 않고 조작하는 나쁜 검사들이 하는 짓을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했다"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굳이 사과할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 의원의 요청을 거부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총리 후보자 명예도 중요하다"며 "수상한 자금이라든지, 현금 6억 원을 썼다든지 일방적으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후보자 신상을 파헤쳐 가며 근거 없이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엄호했다.

이후 이어진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관련된 공방 과정에선 김현 민주당 의원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간 '닭벼슬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문위원들 의사 진행 발언 과정에서 김희정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말을 하자,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이 "의사 진행 발언을 할 때는 위원장에게 얘기해야 한다. 왜 후보자와 1대 1로 얘기하느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곽규택 의원이 "간사님은 왜 끼어드시냐"고 말하자 김현 의원은 "곽 의원은 왜 끼어드시냐. 여당 간사에게 예의를 갖추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규태 의원은 "간사가 벼슬이냐"고 했고, 김현 의원은 "왜 닭에 비유하시냐"며 받아치며 한동안 고성이 오고 갔다.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질의를 듣고 발언하고 있다. 2025.6.24./사진=연합뉴스


청문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조용히 해달라"고 중재한 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곽 의원은 "내가 '간사가 벼슬이냐'고 하니까, (김현 의원이) 왜 동물에 비유하냐고 말씀하신다. 벼슬이라고 하는 게 닭 벼슬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재산 형성 관련 의혹과 관련해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소회를 묻자 "한 해에 6억 원을 모아서 장롱에 쌓았다고 볼 수 없는 게, 어떤 분들은 '제2의 논두렁 시계'라고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지적하고 국민의힘에 의해 현수막에 붙이는 상황이어서 청문회 의미 자체가 무색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구받는 부분에 대해 무한입증을 하겠으나 적어도 소명된 부분은 인정이 필요하고, 명백하게 의도를 갖는 '조작 질의'에 대한 낭패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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