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이달 말 임기 만료...송언석 겸임 '관리형 체제' 시나리오 유력
'집단지도체제' 거론에 당권주자들 반발 등 차기 당대표 경쟁 본격화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임기가 이달 말 만료인 만큼 8월 새 당대표 선출 전까지 당을 이끌 새 지도체제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당권 주자들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에 반발하는 등 벌써부터 당권 경쟁도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27일 오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다음 달 1일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37명의 상임전국위원이 ARS 투표에 참여해 35명(94.6%)이 소집안에 찬성했다. 

당 내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8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 거론되고 있다. 약 두 달 동안 안정적으로 전대를 준비할 수 있는 '관리형 비대위' 체제가 필요하단 인식에서다.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6.27./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오는 1일 전국위 개최 전 의원총회를 열어 송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 등 새 지도부 체제와 관련된 의견 수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와 관련해 차기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벌써부터 당대표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단일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하는 반면 집단체제는 단일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집단체제는 일반적으로 대표 리더십을 약화하는 체제로 인식되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는 변종 히드라"라고 반대했다. 한동훈 전 대표 측근인 정연욱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책임 지는 각오로 당권을 쥐고 당을 운영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누군가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 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집단지도체제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체제가 된 거 아닌가"라며 "지금 집단지도체제냐 뭐냐가 아니라 처절한 반성이 먼저 아닌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비대위원장은 27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 개혁방안을 제시하겠다"며 "개혁에 대한 방향을 선명히 정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싸워야 하고 대화해야 하고, 갈등이 있더라도 우리가 어떤 합의점을 모아가야 할 시점인데 그런 것들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