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2일 당 개혁을 이끌어갈 혁신위원장에 안철수 의원을 임명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의식불명) 상태"라며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당에 남은 낡은 의식과 관행, 제도와 문화를 모두 벗어던지고 혁신의 길을 힘 있게 끌어가겠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당 혁신위 구성을 약속드린 바 있고, 그 첫 단계로 4선의 안철수 의원을 당 혁신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의사, 대학교수,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경험한 분으로 과감한 당 개혁에 최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당내외 다양한 인사들을 혁신위원으로 모셔 혁신 논의를 집중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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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8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2025.6.18./사진=연합뉴스 |
아울러 "국민께서 공감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포괄적인 혁신안을 마련해 새로운 당 지도부와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라면서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당의 변화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혁신위 혁신안을 조건 없이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혁신 위원을 선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혁신위 권한에 대해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혁신 방안이 잘 마련될 수 있도록 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그는 대선 패배 원인을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하며 지속적으로 당 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대선 경선 패배 뒤에는 이른바 '백의종군'하며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 지원유세에 적극 나섰고 대선 패배 후엔 지역을 돌며 바닥 민심을 살피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은 대선 당일 이재명 대통령 우세 예측 출구조사 결과 뒤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개표 상황실을 떠났을 때에도 홀로 맨 앞자리를 지켰다.
안 의원은 이날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 패배는 정당으로서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며 "그러나 대선 패배 후 한 달이 지났는데도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 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건강한 야당의 존재가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필요한 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 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다시 호흡하는 정당, 정상 정당의 처방전을 만들겠다. 기회는 없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앞으로 의심과 회의, 저항과 힐난이 빗발칠 수 있지만 각오하고 있다. 평범한 국민의 시선에 맞추어 다시 건강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면 승부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전날 송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원회가 생기면 대선 패배에 대한 백서부터 써야 한다"며 "(송 위원장께)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진단부터니 백서부터 써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일단 백서팀을 먼저 가동하고 그게 끝나고 새 당대표가 뽑히면 당대표가 백서를 참고해서 혁신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제 생각을 전달 드렸다"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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