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가 구광모 대표의 ‘AI 일상화’ 구상을 본격화하며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을 전격 공개했다. AI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은 LG는 초거대 언어모델과 추론 AI를 융합한 독자 기술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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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사원 4.0 전문가 모델(32B)의 동급 글로벌 오픈 웨이프 모델들과의 벤치마크 성능 비교./사진=LG 제공 |
LG AI연구원은 15일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추론 기반 AI를 결합한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EXAONE) 4.0’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자연어 이해·생성뿐 아니라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추론 능력까지 갖춘 점에서 기존 LLM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소중한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엑사원 4.0은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하는 첫 상용 모델로, 향후 가전·모빌리티·서비스 전반에 LG식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 최고 성능 입증…전문성과 실용성 동시 강화
엑사원 4.0은 공개 즉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성능을 입증했다. AI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MMLU-Redux·MMLU-Pro 벤치마크에서 각각 92.3점, 81.8점을 기록했으며, 과학·수학·코딩 분야 평가 지표(GPQA-Diamond, AIME 2025, LiveCodeBench v6)에서도 주요 글로벌 오픈 웨이트 모델을 앞섰다.
특히 32B(매개변수 320억 개) 전문가 모델은 의사, 치과의사, 관세사, 손해사정사 등 6개 국가공인 전문가 자격증의 필기 시험을 통과해 고도의 전문성을 입증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대화형 모델을 넘어 실제 전문 업무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다.
같은 날 공개된 1.2B 크기의 온디바이스 모델은 작지만 강력한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전자기기 내에서 동작 가능한 소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오픈AI의 GPT-4o mini보다 높은 수학·코딩·과학 문제 해결 능력을 보였다. LG는 이를 바탕으로 가전,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 로봇 등 그룹 계열 제품 전반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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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개방과 상용화 병행…AI 생태계 주도권 선점
LG AI연구원은 이번 모델을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통해 오픈 웨이트 형식으로 공개했다. 이는 설계도나 학습 데이터는 비공개지만 AI가 학습한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누구나 모델을 수정하거나 재배포할 수 있다. 미국 구글의 젬마(Gemma), 메타의 라마(Llama),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이(Phi)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픈 웨이트 모델이다.
또한 LG는 허깅페이스의 공식 AI 배포 파트너인 프렌들리AI와 손잡고 엑사원 4.0의 상용 API도 공개했다. 이로써 개발자나 기업 누구나 고성능 GPU 없이도 엑사원을 애플리케이션에 연동할 수 있게 됐다. 기술 개방과 상용화를 병행하며 AI 대중화에 속도를 높인 셈이다.
이진식 LG AI연구원 엑사원랩장은 “엑사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프론티어 모델로서, 세계 시장에서도 그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는 오는 2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엑사원 4.0을 비롯한 AI 기술성과와 중장기 전략을 대외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같은 날 진행되는 ‘엑사원 파트너스 데이’에서는 국내 22곳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생태계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LG 관계자는 “엑사원은 단지 기술을 넘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AI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AI 일상화를 향한 구광모 대표의 비전을 현실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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